여러모로 ‘최초’의 예능 콘텐츠다. 일단 출연하는 아이돌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실제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이 차별화되는 지점. 이 과정을 예능 형식으로 풀고 이야기는 드라마에 담는다는 전략도 탁월하다. KBS 웹 콘텐츠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이하 ‘아드공’)의 이야기다.
지상파 TV 프로그램의 경우 시청층이 점차 고령화 되고 있다. 10대와 20대의 젊은 시청자들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익숙해짐에 따라 TV 앞을 떠난 지 오래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고, KBS 역시 움직임을 시작했다. 그 선봉에 고국진 PD가 ‘아드공’을 들고 나섰다.
제작 과정을 예능형식으로 담고 결과물을 드라마로 푼다는 이 포맷은 꽤나 신선하다. 여기에 실제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슬기(레드벨벳), 유아(오마이걸), 전소미, 디애나(소나무), 문별(마마무), 류수정(러블리즈), 김소희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기를 펼친다는 설정도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지난 29일 누적 조회수 1000만뷰를 돌파한 바. 올해 네이버TV 웹예능 채널 중 최초의 수치다. 5월 29일 네이버TV와 V LIVE, 유튜브를 통해 '1화 아드공 탄생 비화! 알고보니 드라마 오디션 탈락 동기들?'이 업로드를 시작하고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이룬 기록. 웹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이 높은 TV 프로그램들을 압도했다는 점이 놀랍다.
콘텐츠도 흥미롭다. 멤버들의 작가가 돼 자신의 실제로 겪은 에피소드를 풀어놓고 이를 연기하는 덕에, 생각지도 못했던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알차게 담긴다는 것이 강점.
주고자 하는 메시지도 확실하다. 아이돌 멤버들이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을 담은 메인 스토리는 우리의 삶과 닮았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 그 와중에 느끼게 되는 설움이나 고민, 이를 극복하고 결국 바라던 것을 이뤘을 때의 성취감 등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고국진 PD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Oh! 커피 한 잔①] 고국진 PD “‘아드공’, 아이돌이 쓴 100% 실제 이야기”에 이어
- PD님이 본 멤버들의 매력도 궁금합니다.
# 문별이는요
“드라마 역할에서 실제로 맏언니 역할로 나오죠. 단장이라는 것을 통해서 전체를 리드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처음에는 사실 어색해했어요. 마마무에서는 둘째고 본인은 재미있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고민을 하더라고요. 본인은 부담스러워하다가 점점 가면 갈수록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고, 멤버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그런 면이 믿음직스러웠어요. 추우면 옷도 챙겨주고, 노출이 되지 않도록 신경 써주고, 디테일하게 챙기더라고요. 래퍼기 때문에 카리스마 넘치는 그런 이미지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여성스럽고 세심한 면이 있었어요”
“드라마 공작단에서는 맏언니고 아이들이 문별이를 의지를 많이 했어요. 각자의 활동을 할 때도 마마무 문별이라는 친구에 대한 동경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언니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 슬기는요
“처음에 되게 대하기가 어려웠던 멤버였어요. 모든 면에서 완벽했고, 그걸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평상시에 보면 준비도 철저하고, 완벽한 모범생 같은 느낌이었죠. 근데 막상 만나고 작업을 진행해보니 세상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더라거요. 되게 순수해요. 무대 위에서는 완벽을 추구 하지만 소박한 면들이 많은 친구에요. 궁금한 것도 많고, 카리스마보다는 귀여운 면이 많아서 그런 걸 많이 살려야겠다 싶었어요.”
# 유아는요
“유아 오빠가 댄스로 유튜브에서 유명한 스타에요. 오빠의 모습을 보고 가수로 데뷔했는데 오빠 못지않게 어디서 꿇리지 않는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극중에서 슬기와의 라이벌로 붙인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귀여움을 늘 달고 다니는 친구인데, 본인은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표현이 되더라고요.”
“유아가 연기를 하면 제작진들이 다 모니터를 보고 미소짓고 있어요. 뉘앙스나 말투 자체에 귀여움이 묻어나서 그런지 늘 사랑스러운 모습이죠. 은근 수다쟁이고, 말이 많다보니 다른 멤버들이 유아를 좋아하더군요.”
# 소미는요
“정말 17살 같지가 않은 친구인 거 같아요. 말하는 것 보면 서른 살 넘은 세상 물정 다 파악한 그런 친구처럼 말하죠. 어휘와 단어가 되게 고차원적으이에요. 극 중에 계란 둥둥 띄운 쌍화차 한잔 마실까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해요. 막내인 동시에 예능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언니들을 잘 리드래주더라고요. 그래서 언니들이 더 편하게 느꼈을 거 같아요. 예쁘고 귀엽고 그러니까 그런 모습이 자연스러운 친구에요. 피곤함을 잊게 하는 캐릭터죠.”
# 수정이는요
“처음엔 되게 전형적인 예의바르고 조심스러워하는 아이돌의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말하는 게 누구보다 솔직하고, 되게 캐릭터가 분명하더라고요. 리액션도 활발하고요. 녹음하다보니까 목소리도 너무 좋았어요. 이 친구는 프로그램에서 메인 보컬 역할로 가야한다는 느낌이 딱 들었죠. 되게 순수해요. 소원이 있다면 족발 먹고 치킨 먹고 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요. 가장 친근감이 있는 거 같아요.”
# 소희는요
“음악의 신을 거쳐서 그런지 몰라도 재미있는 포인트를 잘 잡아내는 능력이 있더라고요. 예능적인 면을 담당하다시피 했어요. 23살이고 아직 데뷔를 못한 것에 대한 걱정이 항상 많았던 거 같아요. 나이는 더 있지만 후배이기 때문에 처음에 어떻게 다가갈지 걱정을 좀 하더라고요. 조심스러워 했는데 다들 캐릭터를 알아가다 보니까 가까워진 거 같아요. 엉뚱한 면도 귀엽죠. 소희의 가장 큰 고민들을 언니 동생들이 다 알고 있으니까 오히려 잘 챙기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드공’을 하면서 데뷔에 대한 그런 걱정 고민을 덜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디애나는요
“사실 디애나가 가장 걱정이 됐었어요. 우연한 계기로 캐스팅을 하게 됐는데, 이렇게 매력 있는 친구가 있었나 싶었어요. 새 인물을 발굴하는 역할도 PD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디애나를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매력적이에요. 그런데 예능에 대한 두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런 걸 거꾸로 깨주고 싶었어요. 방송이 진행되면서 디애나에 대한 반응이 많아지더라고요. 예쁘고 랩도 잘 한다는 얘기를 해서 저도 좋았어요.
“워낙 착하고 순박해요. 겉모습은 새침해 보이는데 다정한 매력이 있는 친구입니다.”
([Oh! 커피 한 잔③] ‘아드공’ PD “걸그룹의 시기·질투? 괜한 걱정이었죠”에서 이어집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아드공'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