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숫자 넘은 가치"..손현주, 세계가 알아본 진심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30 11: 49

손현주가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히는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손현주는 지난 29일(현지시각) 모스크바 로시야 극장에서 개최된 제39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이하 모스크바 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보통사람'(김봉한 감독)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모스크바 영화제는 칸, 베를린, 베니스와 더불어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동유럽 최대 영화제다. 지금까지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가 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1989년 '아제아제 바라아제' 강수연, 1993년 '살어리랏다' 이덕화 이후 세 번째다. 손현주는 강수연, 이덕화에 이어 24년 만에 모스크바 영화제 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하며 전 세계가 인정한 '연기장인'임을 입증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손현주는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촬영으로 아쉽게 영화제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다. 손현주는 소속사 키이스트를 통해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는 마음이 먹먹했다"며 "'보통사람'을 함께 한 김봉한 감독,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지난 3월 개봉한 '보통사람'은 흥행에서 실패했다. 극장가 비수기로 꼽히는 3월에 관객을 만난 '보통사람'은 관객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하며 최종관객수 38만3,336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객관적 숫자가 영화의 가치를 말해주지는 않는 법. 1980년대, 그 시절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보통사람'은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관객에게 전달하며 "꼭 감상해야 하는 작품"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손현주는 다리가 아픈 아들과 장애를 가진 아내를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이자 강력계 형사 성진 역을 맡았다. 물질적 풍요와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성진 역을 맡은 복잡다단한 캐릭터 성진을 맡아 세월의 켜가 묻어나는 인물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결이 다른 연기로 스크린에 펼쳐냈다. 사실 손현주는 연기력에 대해서는 더이상 논할 가치가 없는 배우로 여겨지는 대한민국 대표 '연기 장인'이다. 이번 모스크바 영화제의 수상은 그런 손현주의 연기력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사로잡았다는 데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손현주는 '보통사람'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끈질하게 고된 삶과 투쟁을 벌이는 평범한 소시민 아버지의 모습으로 분했다. 연기 인생 처음으로 '휴먼 드라마' 장르에 도전한 손현주는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묵직한 감정 연기부터 대역 없이 연기 혼을 불태운 생활형 액션까지, 진심을 담아낸 연기를 선보인다. 진심으로 빚어낸 손현주의 연기는 시대를 관통하는 진심으로 '보통사람'이 가진 가장 큰 한방이 됐다.
모스크바 영화제는 이런 손현주의 진심을 알아봤다. 손현주 뿐만 아니라 영화 역시 넷팩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비록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숫자로 보답받지 못했지만, 진심은 통했다.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 '연기장인' 손현주의 30년 배우 한길이 빛나는 순간이다./ mari@osen.co.kr
[사진] 오퍼스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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