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급성장' 이영하, "보직 상관없이 장점 보이겠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6.30 15: 24

"그냥 경기에 나가서 공을 던지는 것이 즐거워요." 이영하(20·두산)가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팀의 미래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6년 두산에 1차 지명된 이영하는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1년 간의 재활을 마치고 지난 5월 19일 KIA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150km/h 직구를 앞세운 승부사 기질에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가운데, 선발 한 자리 공백이 채워지지 않자 이영하는 선발 투수로 기회를 받았다. 지난 16일 잠실 NC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그는 3⅔이닝 6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기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그러나 배짱 있는 투구는 여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 점을 높게 사서 지난 25일 잠실 롯데전 선발 투수로 다시 한 번 기용했다. 22일 KIA전에서 15개의 공을 던진 뒤 이틀 휴식 후 등판이다.
이번에도 결과는 패전. 그러나 투구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6이닝 동안 피홈런 한 개가 있었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면서 1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나온 패배였던 만큼, 이영하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가능성을 알렸다.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에 대해서 그는 "아무래도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달랐고, 많이 던져보면서 경험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보다 '신무기'도 하나 생겼다. 이영하는 "시즌 초반에는 포크볼을 잘 던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감이 없었는데, 이제 조금씩 감이 오고 있다"라며 "포수 형들 입장에서도 사인 내기가 편해졌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실제 지난 울산 롯데전에서 첫선을 보인 이영하의 포크볼은 당시 4개가 모두 볼이 됐다. 그러나 지난 NC전에서 7개 중 4개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갔고, 잠실 롯데전에서는 7개 중 5개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거칠 것 없이 자신이 가진 기량을 보여줬던 이영하였지만, 중간에 위기도 한 차례 있었다. 그는 "중간에 힘이 한 번 떨어져서 페이스가 살짝 떨어질 뻔 했다. 슬럼프로 빠질 수도 있는데, 형들이나 코치님께서 항상 좋은 말을 하면서 자신감을 심어줘서 잘 넘어갔다"고 고마워했다.
이영하는 7월 1일 한화전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다. 사실상 마지막 선발 등판이다. 이후 보우덴이 돌아오면 선발이 아닌 중간으로 경기에 나설 확률이 높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으로 쓰거나 선발이 무너졌을 때 뒤에 붙일 수 있는 선수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영하는 "어느 위치에서든 내보내 주신다면, 내가 가진 공을 자신 있게 던지면서 기회를 잡겠다"다며 "빠른 공과 배짱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인 것 같다. 그 장점을 어느 위치에든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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