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100% 출루' 정진호가 보여준 리드오프 가능성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6.30 09: 58

두산 베어스의 정진호(29)가 두산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민병헌을 1번타자 감으로 생각했다. 지난해 1번타자로 박건우가 나섰지만,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의 공격적인 스윙에 주목해 3번타자로 배치했다.
민병헌은 69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8홈런 출루율 0.388로 팀의 '공격 첨병'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러나 두산에 뜻밖의 악재가 닥쳤다. 민병헌이 지난 25일 잠실 롯데전에서 사구에 맞아 손가락 골절을 당했다. 결국 민병헌은 4~6주의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민병헌이 빠지면서 두산의 1번타자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29일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다"라며 당분간 상황에 따라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병헌이 있을 때도 최주환을 1번타자로 기용하기는 했지만, 민병헌과 함께 양의지도 같은 날 사구로 손가락 골절을 당하면서 김태형 감독은 타격감 좋은 최주환을 중심타자로 쓸 계획을 밝혔다.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던 가운데, 새로운 리드오프로 정진호가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동안 백업으로 나섰던 정진호는 지난 7일 삼성전에서 데뷔 첫 사이클링히트를 날리며 눈 도장을 받았고, 이후 선발과 백업을 오가며 40경기에서 타율 3할1리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불규칙적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최근 10경기에서도 16타수 5안타 타율 3할1푼3리로 꾸준히 감을 유지했다.
29일 경기에서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정진호는 100%로 출루에 성공하면서 제 몫을 완벽하게 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박건우의 적시타로 홈을 밟으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고, 2회에는 홈런을 날렸다. 4회와 6회에는 각각 6개의 공을 보면서 볼넷으로 출루하기도 했다. 정진호는 2타수 2안타 2볼넷 2득점 1타점으로 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정진호는 경기를 마친 뒤 "타선을 가릴 때가 아니다. 오늘도 출루하기 위해서 집중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감독님께서 넣어주시는 곳에 맞게 잘하도록 하겠다"며 "1번 타자가 부담이 안되는 자리는 아니지만, 그만큼 더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이클링히트 이후 23일 만에 홈런을 친 부분에 대해서는 "3볼-1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라서 직구에 자신있게 스윙했다"고 설명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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