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kt, 선발 안정되니 불펜이 말썽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30 10: 00

선발진이 부진할 때는 필승조의 등판 기회가 없었고, 이제 그 선발진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자 필승조가 흔들린다.
kt는 29일 청주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을 5-8로 패했다. 선발투수 류희운이 4⅔이닝 3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두 경기 연속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였다.
비록 패전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타선이 6회 대거 5득점하며 류희운의 패전을 지워줬다. kt와 한화는 앞선 두 경기서 1승씩 주고받은 상황. kt로서는 26일만의 연승이자 6연속 위닝 시리즈 실패의 한을 씻어낼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불펜이 호응하지 못했다. 류희운의 뒤를 이어 등판한 배우열부터 다섯 번째 투수 강장산까지 모두 한 점 이상씩을 내줬다. 특히 7회 1사 1·2루서 하주석에게 역전 3점포를 맞은 심재민의 실투가 뼈아팠다.
kt는 최근 28경기서 5승23패로 극악의 슬럼프를 겪고 있다. kt는 같은 기간 팀 타율(.281) 리그 8위, 팀 평균자책점(6.85) 리그 9위에 올라있다. 투수의 경우 보직을 세분화해도 부진은 여전하다. kt의 최근 28경기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9위(7.03), 불펜 평균자책점은 10위(6.61)다.
하지만 이는 약간의 착시가 낀 기록이다. 크게 지는 경우가 잦아 필승조의 등판이 원체 없었다. 때문에 불펜의 소화이닝 대부분은 추격조로 분류된 이들의 몫이었다. 필승조는 들쑥날쑥한 등판 간격에서도 제몫을 다했다.
팀이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한 5월 26일부터 지난주까지, 심재민은 11경기에 등판해 15⅓이닝을 소화하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이상화 역시 13경기서 14이닝을 던져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86.
'클로저' 김재윤이 같은 기간 7경기서 7⅓이닝 동안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7일 수원 LG전서 이닝 5피안타 5실점을 기록한 탓이다. 남은 여섯 경기서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이번 한화와 주중 3연전은 불펜, 특히 필승조가 아쉬웠다. 심재민은 29일 경기서 하주석에게 역전홈런 허용 포함 이번 3연전 두 차례 등판해 1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김재윤 역시 1경기서 1⅓이닝 1실점. 주권은 ⅓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1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고전했다.
이러한 부진이 선발진의 호투와 맞물렸다는 점은 답답하다. kt는 28일 경기서 고영표가 6⅔이닝 3실점 호투로 7경기만의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9회 김재윤이 블론세이브로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는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못한 이유다. 29일 경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불펜의 책임이 크다.
이기는 경기가 적어 실전 감각 저하를 겪는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젊은 투수들에게는 타자 친화적인 청주야구장이 낯설 법도 하다. kt는 이제 홈으로 이동, 넥센과 마주한다. kt 불펜이 반등하며 팀 승리를 지켜낼지 관심이 주목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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