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이후 처음" 김범수, 한화에도 150km 좌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30 05: 50

"잘못 나온 것 아닌가요?". 
한화 3년차 좌완 유망주 김범수(22)는 스스로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29일 청주 kt전에서 데뷔 첫 선발등판을 가진 그는 최고 구속 150km를 던졌다. 전광판에는 148km가 최고 스피드였지만 백네트 뒤쪽에 고정을 시켜 놓은 전력분석팀의 스피드건에는 최고 150km가 찍혔다. 1회 심우준 상대 3구째였다. 
한화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최고 구속은 150km가 한 번 나왔고, 평균 145km 정도 일정하게 계속 측정됐다. 우리팀에서 좌완으로 150km를 던진 건 류현진 이후 처음인 듯하다. 구속뿐만 아니라 볼끝도 좋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4년 유창식이 최고 149km를 던진 바 있지만 150km를 넘긴 좌완은 없었다. 

류현진이 한화에서 마지막으로 활약한 2012년 이후 5년 만에 150km 좌완 투수가 한화에 나타난 것이다. 북일고 출신으로 지난 2015년 1차지명으로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김범수는 기교파 투수로 평가됐다. 고교 3학년 때 그의 직구 구속은 최고 143km, 평균 140km 안팎. 입단 3년만에 구속이 급상승했다.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김범수는 "고교 시절까진 강속구 투수가 아니었다. 입단 첫 해 공이 빨라졌는데 프로에 와서 몸이 좋아지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기술적으로 달라진 것보다는 힘이 붙은 효과인 듯하다"며 "올해 목표가 150km를 한 번 던지는 것이었는데 그 목표는 달성했다. 150km까지 나올 줄 몰랐지만 던지면서 나도 힘이 느껴졌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선발 데뷔전에서 김범수는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다. 5회까진 한 점도 내주지 않을 만큼 힘 있는 투구였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 낮은 직구에 kt 타자들은 넋놓고 바라보거나 배트를 헛돌렸다. 비록 6회 3실점으로 흔들려 첫 선발승 기회는 놓쳤지만 앞으로를 기대케 한 투구였다. 
빠른 공만큼이나 투구 템포도 거침없었다. 인터벌을 짧게 가져가며 강속구와 느린 커브 조합으로 재미를 봤다. 김범수는 "타자들이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게끔 템포를 빨리 했다. 타자가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면 투수한테 어려워진다"며 "2군에서 커브도 많이 연습했다. 선발은 다양한 구질이 있어야 통할 수 있다. 제구가 안돼도 보여주는 공이 있으면 다르다"고 말했다. 
인상적인 투구였지만 6회 고비를 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범수는 "첫 선발이었지만 떨리진 않았다. 6회 욕심을 내다 보니 급해졌다. 이런 것도 다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상군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 다음 경기부턴 이닝도 차차 늘려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선발로서 최소 5이닝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청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