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코치와 상의 후 스윙 매커니즘 변경
로하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야구다"
kt의 여러 가지 고민거리 중 하나는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었다. 전임자 조니 모넬부터 새로 영입한 멜 로하스 주니어까지. 그러나 로하스가 최근 살아나며 그 고민을 없앨 기세다.
로하스는 28일 청주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 4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KBO리그 데뷔 14경기, 56타석 만에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kt는 로하스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를 5-4로 꺾고 4연패를 탈출했다.
사실 로하스의 첫 인상은 제법 강렬했다. 로하스는 13일 포항 삼성전에 대타로 출장해 한 타석을 소화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후 삼성전 두 경기서 7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김진욱 kt 감독 역시 "기본적으로 타석에서 보이는 모습이 좋다. 서두르지 않는다. 스윙 매커니즘이 언뜻 독특한 것 같지만 자기만의 것을 확실히 갖춘 선수다. 특히 수비와 주루에서 안정감이 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정작 홈팬들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로하스는 16일 수원 한화전부터 22일 수원 롯데전까지 6경기서 타율 1할2푼5리(24타수 3안타), 1타점에 그쳤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500에 그쳤다. 김진욱 감독은 "아직 적응기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라면서도 "팀에 '거포형 선수' 한 명이 있으면 로하스를 3번으로 쓸 수 있다. 사실 로하스의 원래 스타일은 3번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 부담 때문인지 타격폼이 흐트러졌다"라고 진단했다.
김진욱 감독은 21일 수원 롯데전부터 로하스를 1번타순으로 기용했다. 그러나 로하스는 여전히 침묵했다. 결국 김진욱 감독은 25일 문학 SK전서부터 로하스를 3번타순에 배치했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로하스는 3번타순으로 나선 최근 세 경기서 타율 4할1푼7리(12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OPS 1.250을 기록 중이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4번타순에서 헤맬 때와는 딴판이다.
로하스의 반등 이유는 타순 변경만이 아니다. 로하스의 열린 마음가짐도 적응을 돕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28일 청주 한화전에 앞서 로하스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최근 스윙이 계속 급했다. 이때문에 김광림 타격코치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운을 뗐다.
김 감독에 따르면 로하스는 타격 임팩트 순간에 한 손을 놓기로 결정했다. 미국 시절부터 이를 시험했으나 효험은 없었다. 그러나 김광림 코치가 "KBO리그에서는 통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고, 로하스가 이를 받아들였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 전 프리배팅을 보고 '우와'하고 감탄사가 나왔다. 나와 이광길 수석코치 모두 흐뭇하게 바라봤다"라고 덧붙였다.
김진욱 감독과 김광림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인 로하스는 즉시 마수걸이포로 응답했다. 로하스 역시 28일 경기가 끝난 후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감사하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야구다. 노력하고 있다"라며 "팀 승리에 기여해서 좋다. 팀이 계속 승리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내놓았다.
오픈 마인드로 조언을 받아들이는 로하스와 적절한 '원 포인트 레슨'을 시행한 kt 코칭스태프. 이들의 시너지가 로하스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