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릴리프 이민호 부진한 상황에서 단비
강윤구, "선발 욕심 내지 않겠다“
강윤구가 NC 이적 이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롱릴리프 자원이 필요한 NC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강윤구는 28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 팀이 0-2로 뒤진 2회 구원등판했다. 강윤구는 5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팀 역전승의 주춧돌을 놓았다. NC가 9-3으로 이기며 승리투수는 강윤구의 몫이었다. NC 이적 후 첫 승이었다.
강윤구의 마지막 승리는 넥센 시절이던 2014년 4월 15일 잠실 LG전. 당시 강윤구는 1-1로 맞선 연장 10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⅓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다소 행운섞인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이후 강윤구는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역시 신통치 않았다. 강윤구는 데뷔전이었던 4월 14일 마산 두산전서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2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NC 이적 후 일곱 경기에 모두 구원으로 등판해 13⅔이닝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선발등판 기회를 얻었다. 강윤구는 지난 5월 25일 고척돔서 친정팀 넥센 상대로 선발등판했다. 그러나 2이닝 2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결과는 여전히 안 좋았다. 강윤구는 20일 문학 SK전서는 구원등판했으나 25일 마산 KIA전서 다시 선발기회를 얻었다. 역시나 결과는 안 좋았다.
강윤구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갔다. 강윤구가 부진했던 것도 있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기존 롱릴리프 자원이었던 이민호가 최근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던 이민호는 지난 5월 21일 마산 SK전부터 불펜으로 고정됐다. 이후 11경기서 18⅓이닝 무실점으로 마당쇠 노릇을 톡톡히 했다. 선발진이 약한 NC는 '단디4' 필승조까지 길목을 이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이민호가 십분 수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민호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이민호는 지난 15일 고척 넥센전서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불펜 재전환 후 첫 실점이었다. 이어 18일 잠실 두산전서 1⅓이닝 4실점, 25일 마산 KIA전서 4⅔이닝 3실점으로 세 경기 연속 실점했다. "이민호의 불펜 가세로 필승조의 부담이 줄었다"라던 김경문 NC 감독의 바람과는 다른 쪽의 전개였다. 그런 상황에서 강윤구가 가능성을 선보인 것이다.
선발진이 약한 NC에 28일 경기에 앞서 호재가 날아들었다. 5월 중순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에이스' 제프 맨쉽이 이날 경기에 앞서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복귀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맨쉽이 돌아오더라도 또 다른 외인 에릭 해커와 '영건' 구창모 정도를 제외하면 선발진이 마뜩찮다. 바꿔 말하면, 4~5선발 등판일에는 롱릴리프의 활용폭이 넓어진다는 의미다. 이민호가 했던 역할을 강윤구가 자연스레 바통 터치하는 모양새다.
물론 강윤구는 소위 '긁히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가 엄청난 선수다. 이날이 단순히 '한 번 제대로 긁힌 날'이었다면 NC의 불펜 운용에는 다시 차질이 생긴다. 그러나 강윤구 본인부터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강윤구는 28일 경기 후 "선발 욕심을 내기보다는 어떤 위치에서든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우리 팀 타선이 워낙 강해 내가 3이닝 정도만 잘 막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힘을 빼니 제구가 잡혔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마음가짐이면 긁히는 날이 더 자주 발생할 전망이다.
이가 없어 잇몸으로 버티는 NC. 잇몸마저 부어오르자 또 다른 대체재가 나타난 셈이다. NC가 강한 이유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