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눈은 증강현실(AR)을 향하고 있다. 애플이 새로운 신규 개발툴을 통해 AR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애플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의 매키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7에서 운영체제 iOS11의 주요 기능을 공개했다. 매번 WWDC에서 새로운 신기술을 제시한 애플인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
행사 공개 직전 최우선 관심 대상은 어디까지나 베일에 가렸던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Homepod)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가장 눈에 뛴 것은 애플 제품군의 신규 윤영체제인 iOS11에서 제공되는 에이알킷(ARKit)였다. 애플 앱스토어를 노리는 개발자들은 전 세계 십억 대 이상의 iOS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증강 현실 세계 손쉽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
iOS11에서 증강현실(AR)은 디지털 객체 및 정보를 주변 환경과 혼합해, 앱이 화면의 제약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개발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받았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TheVerge)는 27일 “애플은 AR 기술을 통해 실제 우리의 삶 속에 디지털 데이터와 시각적 요소를 겹치려고 한다”며 찬사를 보낸 이후 “애플이 AR을 발명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이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및 다른 사람들이 오랫동안 AR을 실험해왔다. 하지만 애플은 iOS11의 ARKit를 이용해 다른 누구보다 빨리 AR을 주류로 올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AR 기술의 만성적인 문제는 어디까지나 실용성이었다. AR은 오래동안 기본적인 형태를 일반 전화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제대로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더버지는 “구글의 탱고(Tango) 프로젝트는 정교하고 매력적인 기능을 가진 AR 툴이었다. 하지만 애플 ARkit처럼 휴대 전화에서 편리하게 AR의 매력을 결합시키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탱고 프로젝트는 구글 AR 기술의 백미인 만큼 기기가 움직임을 감지하고, 깊이 및 공간을 인식하도록 해주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클레이 베이버 구글 부사장은 "탱고는 실내 방향 정보를 포착하고 알려주며 주변 공간에 디지털 사물을 합성한다"고 강조한 바 있었다. 탱고 프로젝트는 일부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기술력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다. 결국 구글 탱고 프로젝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특수 하드웨어를 갖춘 기기가 필요하다.
반대로 ARkit의 장점은 너무나 명확하다. 애플 ARkit는 구글 탱고 프로젝트보다 덜 직관적이고 덜 똑똑하고 깔끔하게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iOS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범용성에서 구글 탱고와 애플 ARkit는 비교가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WWDC에서 크레이그 페데리히(Craig Federighi)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은 ARkit를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AR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수많은 애플 기기들과 충성스러운 애플 고객들은 많은 AR 개발자들을 유혹했다. ARkit 공개 이후 많은 개발자들이 다양한 AR관련 앱들을 개발하고 있다. 많은 개발자들은 ARKit가 이전의 AR개발킷보다 훨씬 손쉽게 개발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더버지는 “애플의 충성스러운 고객군을 바탕으로 ARkit를 활용한 AR 앱 개발자들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AR 게임이나 앱 열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주류가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포켓몬고(GO)부터 다양한 DIY 앱까지 AR 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스마트폰 시장에서 스펙 경쟁은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 모든 폰들이 최고급 스펙을 갖추면서 차별이 힘들어졌다. 더버지는 “앞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에서는 스펙보다는 장치 간 차별화 요소가 필요하다. ARkit를 가진 아이폰은 구글의 프로젝트 탱고 기기보다는 훨씬 편리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폰보다 뛰어난 AR기능을 가졌다”고 찬사를 보냈다.
애플은 올 가을 ARkit을 장착한 iOS11의 최종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나 이미 개발자 베타 버전을 통해 많은 개발자들이 AR 관련 앱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애플의 ARkit이 AR열풍을 터트려 새로운 신화를 만들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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