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완전체'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두산은 10승부터 90승까지 모두 선점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21년 만의 통합 우승,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면서 올 시즌의 활약도 기대하게 했지만, 현재 두산은 36승 1무 33패로 1위와 7.5경기 차 벌어진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올 시즌 두산이 확실하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18승을 거뒀던 마이클 보우덴의 전력 이탈이다. 지난해 30경기에 나와 18승 7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활약한 22승을 거둔 더스틴 니퍼트와 '원투 펀치'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재계약에 성공하며 팀 선발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보우덴은 대부분 시간을 재활로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2일 시즌 첫 등판 예정이었던 보우덴은 하루 전날 어깨에 통증이 생겨 등판이 취소됐고,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회복을 마치고 1군에 복귀했지만, 두 경기 선발로 나와 1패 평균자책점 7.11로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어깨 통증이 재발했다. 병원 검사 결과 어깨 통증 증후군으로 밝혀졌다.
약 두 달여간의 공백이 예상됐지만, 두산은 기다림을 택했고, 보우덴은 다시 재활에 들어갔다. 지난 5월 초 첫 캐치볼에 들어간 보우덴은 천천히 몸을 만들어왔다.
지난 7일 첫 불펜 피칭을 실시했고, 지난 15일 퓨처스 경기에 처음 모습을 보인 뒤 21일 두 번째 실전 점검까지 마쳤다. 당시 보우덴은 2⅓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53개. 비록 실점도, 투구수도 많았지만, 걱정은 없었다. 점검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피홈런 역시 커브 감각을 위해 연속으로 던지다가 나온 것이다.
보우덴은 "아프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2군에서는 최대한 많은 것을 시험해볼 예정인 만큼, 실점은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고, 조웅천 2군 투수코치 역시 "직구의 힘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보우덴의 회복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보우덴은 오는 27일 이천에서 열리는 SK 2군과의 퓨처스 경기에서 최종 점검을 한 뒤 큰 이상이 없을 경우 빠르면 주말 한화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보우덴이 돌아오면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보우덴-유희관-장원준-함덕주로 이어지는 확실한 5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최근 등판에서 부진했지만, 니퍼트는 7승을 거두며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줬고, 유희관과 장원준도 각각 6승 5승을 거두며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와 달리 함덕주가 5선발로 자리 잡아 3승을 거뒀다. 보우덴이 복귀한다면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으로 고민할 일은 사라지게 된다.
아울러 보우덴의 공백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이영하도 다시 중간으로 돌아가 1이닝을 확실히 막아주는 투수가 될 수 있다.
보우덴 뿐 아니라 김명신도 복귀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4얼 25일 고척 넥센전에서 타구에 맞아 광대뼈 골절을 당한 김명신은 수술 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몸을 만들어왔다.
지난 11일 첫 불펜 피칭을 실시한 뒤 꾸준히 투수를 늘려갔고, 24일 이천에서 처음으로 라이브 피칭을 했다. 총 31개의 공을 던진 김명신은 앞으로 1~2차례 추가로 라이브피칭을 소화한 뒤 퓨처스 경기에 실전 등판할 예정이다.
이 밖에 2017년 1차 지명 사이드암 투수 최동현도 본격적으로 퓨처스 경기에 나서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입단 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최동현은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3차례 퓨처스 경기에 나섰다.
이강철 2군 감독은 "(최)동현은 대학 시절에 많은 경기에 나섰던 만큼, 경기 운영 능력이 매우 좋은 선수다. 눈에 보이는 직구 구속은 빠른 편이 아니지만, 볼 끝이 워낙 좋다"라며 "1군 선수들과 맞붙어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이들이 모두 1군에 올라와서 제 몫을 해준다면 두산의 마운드에는 새 바람과 함께 다시 한 번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