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토종 선발투수 부진이 심각하다.
한화는 지난주 선발투수 모두 5실점 이상 기록했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23일 삼성전에서 7이닝을 던지며 체면치레한 반면 나머지 5경기에 등판한 국내 선발투수들은 평균 3⅔이닝에 그쳤다. 타선이 6경기에서 평균 6득점을 지원했지만 선발투수들이 5실점 이상 내준 이상 어려운 경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25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5.02로 리그 전체 6위에 있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5.23으로 8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외국인 원투펀치 비야누에바(2승5패·2.83), 알렉시 오간도(5승4패·3.26)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투수들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6.43으로 치솟는다. 리그 최하위 팀 kt(7.39) 다음으로 높다.
토종 선발승은 10승으로 kt(11승)보다 적은 리그 최소. 경기당 평균 이닝도 4⅔이닝으로, 한화보다 적은 팀은 NC(4이닝)밖에 없다. 5회를 버티지 못하고 내려간 24경기로 토종 선발진 중에서 가장 많다. 퀄리티 스타트(QS) 10경기, 7이닝 이상 QS+도 3경기로 각각 9위에 불과하다. 거의 모든 지표가 하위권.
현역 최다승(134승) 투수 배영수가 13경기에서 팀 내 최다 6승(3패)을 거두며 분전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 5.82에서 나타나듯 기복이 있는 편이다. 배영수라도 없으면 거의 전멸 수준이다. 이태양이 선발 12경기에 3승을 올렸지만, 5패 평균자책점 6.67로 부진한 끝에 지난 2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선발로 전환한 윤규진은 8경기에서 승리없이 4패 평균자책점 6.81로 부진하다. 그에 앞서 시즌 초 선발 기회를 얻었던 송은범(6경기·3패·6.26) 안영명(4경기·2패·7.20)도 승리없이 2군에 내려갔다. 임시 선발로 들어온 장민재(4경기·2패·8.66) 김재영(1승1패·4.86)도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선발투수가 6회까지 가주는 게 제일 좋다. 웬만하면 5회까진 선발에게 맡기고 싶지만 경기 초반부터 투수구가 너무 많다. 5회에 가면 거의 100개에 가깝다. 중간 투수들을 일찍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초반에 타선이 득점을 내면 편하게 던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할 투수는 사실상 없다. 이동걸·강승현처럼 롱릴리프로 호투 중인 투수들이 있지만 이상군 감독대행은 이들의 선발 전환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2군에 눈길을 돌려봐도 자원이 부족하다. 2군에서 5경기 이상 선발로 나온 정재원(2승3패·5.84) 김혁민(4승2패·5.94) 김병현(2승5패·6.02) 김용주(2승3패·6.64) 김진영(1승3패·6.12) 등의 성적이 좋지 않다. 그나마 4승2패 평균자책점 5.48로 가능성을 보여준 좌완 김범수가 25일 1군에 승격됐고, 선발등판을 준비할 예정이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오간도가 지난 9일 복사근 손상으로 이탈한 뒤 선발 문제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아직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 오간도는 전반기를 넘어 7월말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그때까지 버티기 위해선 토종 선발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waw@osen.co.kr
[사진] 이상군 감독대행-이태양(위), 윤규진(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