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언니는' 양정아, 연민정이 끝? 김순옥월드의 악녀 진화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6.25 10: 55

김순옥 작가가 창조한 새로운 악녀에 시청자들이 응답하고 있다. 그야말로 보고 있으면 '속이 뒤집히는' 김순옥월드의 새로운 악녀는 시청자들의 톡톡한 애증의 대상이 됐다.
김순옥 작가의 신작인 SBS '언니는 살아있다'의 악녀는 이계화(양정아), 구세경(손여은), 그리고 양달희(다솜) 등 총 3명인데 이 중 회가 거듭될수록 강력해지는 포스의 주인공은 이계화다. '미쓰리'라고 불리는 공룡그룹의 집안 도우미인 그는 사군자(김수미)를 두고 계략을 꾸며 '세준 엄마'로 신분 상승하더니 이제는 그칠줄 모르는 악행행진을 벌이고 있다.
24일 방송에서는 더욱 악랄해 진 이계화의 악행을 볼 수 있었다. 사군자는 손자 세준(조윤우)로부터 자신과 똑같은 팔찌의 주인이 설기찬(이지훈)이라는 말을 전화로 듣고 깜짝 놀랐으며 이계화가 기억을 잃게 하는 한약을 먹이고 자신을 치매로 몰아가며 유전자 검사를 조작하는 등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됐다.

하지만 설기찬을 급하게 만나러 가는 사군자를 막은 이는 이계화. 택시에서 내린 사군자 앞을 구급차가 가로막았다. 곧 구급차 안에 있던 이계화가 내리면서 "병원으로 조심히 모셔요! 아프신 분이니까!"라고 명령했다. 사군자 앞에서 가면을 벗게 된 이계화. 예고편에서는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다가 사군자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의식을 잃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이 장면은 극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악녀의 시청률 하드캐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으로 필모그래피에 인상적인 포인트를 맞은 양정아다. 악역과는 걸리가 멀던 양정아는 이계화로 분하면서 악녀로 완벽 변신했는데 그 모습이 여태까지 그려졌던 악녀들과는 또 다른 모습이라 눈길을 사로잡는다.
분위기는 극 중 민들레(장서희)의 '저승사자'란 표현처럼 공포스럽다. 이는 김순옥 감독이 만든 가장 유명한 악녀 연민정(이유리)과는 또 다른 색깔이다. 겉으로는 착한 척하면서 뒤로는 온갖 계략과 음모를 만드는 데 한창인 악녀의 공통점을 그대로 지니고 있지만, 이계화는 절절한 모성애의 주인공이란 점에서 차별화된다.
모성애와 야망의 악행이 만나고, 여기에 하녀에서 안주인으로, '신분상승'의 키워드가 더해지자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비서, 의사, 한의사, 다른 도우미들 등 주위의 모든 이를 포섭하고, 설기찬이 운동화를 묶는 모습에서 세호임을 간파하는 뛰어난 관찰력, 민들레와 구회장(손창민)의 행복한 한때를 보고 엿듣는 주도면밀함, 민들레의 스토커를 사주하고 결국 그를 죽게 만드는 살인 행위까지. 성실한 '사이코패스'란 말이 절로 어울리는 캐릭터다.  
연민정을 넘어서는 악녀가 과연 있을까 싶었지만 김순옥 월드의 악녀는 또 한번 이렇게 새로운 변주를 꾀했다. / nyc@osen.co.kr
[사진] SBS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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