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황재균(30)이 7월이 오기 전에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날이 올까.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에선 콜업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점점 희망고문이 되어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가 햄스트링 부상 상태를 MRI로 정밀 검진 받는다. 누네스는 지난 16일 콜로라도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17~19일 3경기 연속 쉬었다. 20일 애틀랜타전에 다시 선발 출장한 그는 경기를 끝까지 뛰었다.
하지만 1회부터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꼈다(그럼에도 경기 끝까지 소화)고 한다. 결국 21일 경기에는 결장, 햄스트링 부위에 MRI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부상자 명단(DL)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누네스의 DL를 원하고 있지는 않지만.
누네스의 부상 재발로 인해 한국팬들은 황재균의 콜업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새크라멘토에는 3루수 요원으로 황재균을 비롯해서 3명이나 있다. 코너 길라스피(30)와 라이더 존스(23)와 경쟁 중이다. 6월초 메이저리그에서 내려온 유망주 3루수 크리스티안 아로요(22)는 몇 경기 뛰다가 손목 부상을 당한 상태다.
아로요가 부상을 당했음에도 황재균의 경쟁구도는 힘들어 보인다. 먼저, 길라스피를 콜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길라스피는 3루와 1루 내야 멀티가 가능하다. 부상에서 회복해 21일 현재 1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2리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경험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상태라 누네스를 부상자 명단에 올리고, 길라스피를 부상자 명단에서 해제하는 것이 제일 간편하다.
라이더 존스와 황재균을 콜업 하기 위해서는 샌프란시스코는 큰 결심을 해야 한다. 40인 로스터에서 한 자리를 빼야 한다. 존스와 황재균은 현재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지 않다. (길라스피와 아로요는 40인 로스터에 들어 있다.)
존스가 되든 황재균이 되든 메이저리그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기존 40인 로스터에서 누군가 한 명을 지명 할당해서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하위권으로 처진 샌프란시스코가 올 시즌은 포기하고, 젊은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중용한다면 황재균 보다는 존스가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아로요, 크릭(25, 투수) 등 20대 초중반 유망주들에게 콜업 기회를 주고 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서 지명된 존스는 2015년 상위 싱글A, 2016년 더블A를 거쳐 올해 트리플A에서 뛰고 있다. 짧은 시간에 한 단계씩 뛰어올랐다. 더블A까지는 3루수(가끔 1루)로 출장한 존스는 트리플A에 와서는 3루수 외에도 1루수, 좌익수, 우익수까지 내외야 전천후로 경험을 쌓고 있다. 타율 2할9푼3리 10홈런 장타율 0.543을 기록 중이다.
황재균은 오는 7월 1일자로 옵트아웃(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FA 자격 취득) 권리를 갖고 있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황재균은 새크라멘토 타자 중 올 시즌 가장 많은 경기(63G)와 많은 타수(240타수)를 기록 중이다. 경험은 벌써 충분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성적은 타율 2할8푼8리 6홈런 장타율 0.467. 그럼에도 아직 샌프란시스코는 콜업 기회를 주지 않았다. 희망고문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