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살림남2' 김승현, 대한민국에서 미혼父로 산다는 것은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22 06: 50

김승현 부녀가 마음의 상처를 딛고 조금씩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21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는 '미혼부' 김승현과 딸 수빈의 가슴 아픈 사연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등교 준비 중인 딸 수빈에게 김승현은 험상궂은 목소리로 잔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등교를 준비하다 화장을 하는 수빈에게 김승현은 "학교를 가는데 화장을 왜 해, 눈썹은 왜 그려, 그냥 가지"라고 큰 목소리로 잔소리를 퍼부었다. 이를 보던 김승현의 어머니가 "넌 왜 아침부터 소리를 지르니"라고 못마땅해 할 정도였다.

등교시간이 부족한 수빈은 할머니가 준비한 아침식사를 마다하고 그대로 집을 나섰다. 수빈이 못내 걱정됐던 김승현은 수빈을 부랴부랴 따라나섰다. 수빈의 안전이 걱정됐다고 했지만, 수빈을 향한 잔소리는 여전히 멈추지 않은 채였다. 아침을 먹지 않겠다는 수빈에게 억지로 샌드위치를 안겨준 김승현은 수빈 옆에서 빵을 후딱 해치웠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수빈에게 또 잔소리를 늘어놨다. 수빈은 아빠 김승현의 잔소리에 잔뜩 뿔이 난 표정이었다.
이른 시간 부랴부랴 학교로 향하는 수빈에게는 아픈 속사정이 있었다. 김포가 집인 수빈은 무려 1시간이 걸리는 인천까지 통학을 하고 있었던 것. 
김승현은 "수빈이가 중1때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아이들이 수빈이에게 '너희 아빠가 어렸을 때 잘못 낳아서' 이런 말을 했더라. 너무 힘들었다"며 "가해자인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가게 되니까 멀리 인천으로 가게 됐다"고 딸 수빈이 근거리의 학교를 두고 먼 인천의 학교까지 통학하게 된 사연을 토로했다. 
수빈이 등교 전 굳이 화장에 목을 매는 것 역시 왕따의 끔찍했던 경험이 준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수빈은 "솔직히 얘기하면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건 아니다. 애들이 '너희 아빠는 잘생겼는데 넌 왜 그렇게 생겼냐고 하더라. 나도 내가 예쁘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애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라고 눈물을 쏟으며 "그 이후로 외모에 집착하게 된 것 같다"고 숨겨온 속내를 전했다.  
'미혼부'라는 아빠 김승현의 멍에, 이로 인한 딸 수빈의 마음의 상처는 두 사람을 내내 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딸의 앨범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승현은 딸과 함께 한 추억이 많이 없다는 사실에 가슴아파했다. '살림남2'를 통해 당당하게 딸을 공개한 김승현은 딸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초보 아빠 탈출하기에 나섰다.
우주보다 더 큰 딸을 향한 애정에도 못내 큰소리가 나오는 건, 딸을 향한 애정이 너무 크기에 표현하기가 쑥스럽기 때문일 터다. 메이크업을 공부하는 수빈과 함께 화장품 가게에 간 김승현은 "마스카라가 꼭 필요한가", "뭐 이렇게 많이 사"라고 은근 딸을 구박해 웃음을 자아냈다. 친구같은 승부욕도 웃음 포인트였다. 오락실을 지나던 김승현은 떡볶이 내기를 하자며 딸 수빈과 농구 게임기를 찾았고, 딸을 이기겠다고 농구 게임에 열의를 불태워 "진짜 철없다"는 딸의 타박을 들었다. 
두 사람은 무뚝뚝한 듯 서로를 향한 티격태격 애정표현으로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당당하게 세상에 가족임을 선포한 김승현과 딸,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발걸음을 오늘도 한 발짝씩 걸었다. /mari@osen.co.kr
[사진] K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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