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에 큰 파도가 몰아쳤지만 끝내 잠잠해졌다.
인천이 선발 라인업과 전술에 모두 변화를 꾀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인천은 21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 경기서 0-3 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인천은 6경기(3무 3패) 연속 무승 늪에 빠졌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끝나면서 안방에 복귀했지만 상주 상무전 무승부에 이어 2경기 연속 아쉬움을 삼켰다.
인천은 상주전과 마찬가지로 4-2-3-1을 가동했다. 휴식기 전 제한된 출전 기회를 잡았던 이들이 대거 선발 출격했다. 달리, 웨슬리, 부노자, 채프먼 등 외인 4명이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신예 이정빈도 상주전에 이어 선발로 나섰다.
인천으로선 너울성 파도를 기대했을 큰 폭의 변화였다. 휴식기 전까지 주축 자원으로 뛰었던 김동석, 이윤표, 문선민, 송시우, 김용환 등을 벤치로 보내면서, 외인 4명을 포함해 신인들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경기 전 만난 이기형 인천 감독은 "4-1-4-1 대신 3주 휴식기 동안 4-2-3-1로 전술 변화를 줘 공격적인 주문을 했다"면서 "외국인 선수 4명도 미팅 시 K리그에 적응을 했다고 해서 상주전에 선발로 내보냈는데 제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리 밑에 서는 이정빈은 상주전서 수비 가담이 많아 침투가 부족했는데 기술과 패스 앤 빌드업이 좋아 선발로 다시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기형 감독의 기대대로 초반 주도권은 인천이 쥐었다. 최전방의 장신 공격수 달리와 뒤를 받치는 웨슬리, 이정빈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포항의 골문을 쉴 새 없이 노렸다. 문제는 마지막 패스와 슈팅의 부정확성이었다. 선수들이 대거 바뀌면서 조직력에 문제가 생긴 탓이었다.
수비도 마찬가지였다. 선제골은 포항의 몫이었다. 전반 24분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우측면에서 올라온 이상기의 크로스를 인천 수문장 이태희가 쳐냈자 문전 쇄도하던 양동현이 넘어지면서 머리로 밀어넣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인천은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7분 김도혁이 드리블 돌파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10분 뒤엔 김동민이 오버래핑해 땅볼 크로스를 올렸지만 동료의 발에 닿기 직전 수비에 걸렸다.
좀체 포항의 골문을 열지 못하던 인천은 전반 41분 다시 한 번 일격을 맞았다. 심동운이 좌측면을 돌파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인천의 골네트를 갈랐다.
인천은 1분 뒤 이정빈이 우측면에서 자로 잰 듯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지만 간발의 차로 웨슬리의 발에 닿지 않았다. 전반을 0-2로 뒤진 인천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시도했다. 이정빈과 웨슬리를 빼고 송시우와 문선민을 투입했다.
변화는 주효했다. 후반 그라운드를 밟은 문선민과 송시우는 특유의 번뜩임과 스피드를 이용해 포항 수비진에 균열을 가했다. 그러나 역시 마지막 패스와 마무리가 문제였다. 특히 측면 크로스가 부정확했다.
인천은 후반 24분 박종진 대신 김용환을 넣으며 기동력을 강화했다. 1분 뒤 문선민이 박스 안으로 침투해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한 뼘 차이로 빗나갔다.
인천은 결국 후반 40분 주저앉았다. 양동현이 박스 안에서 자로 잰 듯한 왼발 감아차기로 인천의 골망을 흔들며 완승에 쐐기를 박았다.
2경기 동안 이어진 인천의 큰 파도가 넘실거림으로 끝났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