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사도→동주→박열, 역사를 대하는 이준익 감독의 진정성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6.22 08: 33

이준익 감독이 그리는 역사는 다른 역사물과는 느낌이 다르다. 인물 그 자체에 집중해 당시 상황과 맞물린 한 인물의 내면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2003년 황산벌을 시작으로 ‘왕의 남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평양성', '사도', '동주'에 이어 ‘박열’에 이르기까지 이준익 감독은 꽤 많은 작품의 역사물을 찍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작품은 이준익 감독의 최근작인 ‘사도’와 ‘동주’, ‘박열’이다.
이 세 작품에서는 모두 역사적 인물의 각기 다른 청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도’에서는 단 한 번만이라도 따뜻한 아버지의 시선을 바랐던 세자 사도가 점차 광기에 사로잡혀가는 모습을 강렬하게 그려냈고 ‘동주’에서는 윤동주 시인과 독립 운동가 송몽규를 재조명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박열’에서는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활약한 독립투사 박열을 소개한다.

이처럼 이준익 감독은 우리가 알았던 혹은 몰랐던 인물의 일생과 업적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극적이고 스펙터클한 볼거리 보다는 그 인물 자체를 진정성 있고 담백하게 그려낸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가 더욱 더 관객들의 가슴 속에 깊이 와 닿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해서 영화를 찍을 때 어려운 점은 고증에 따른 사실 증빙의 확보다. 더구나 실존 인물을 다룰 때에는 후손들이 살아있기 때문에 어렵다. 실존 인물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인물의 삶의 가치관에 충실한 영화가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박열’ 역시 역사적 고증을 철저히 지킨 작품으로 일본 작가가 쓴 평전부터 당시 관련 내용이 담긴 일본 아사히 신문의 기사를 모두 검토해 영화 안에 그대로 녹였다. 이런 감독의 노력 덕분에 역사적 사실을 보여줄 뿐이지만 다른 영화에 뒤지지 않을 만한 극적인 이야기가 탄생했다.
또한 이준익 감독의 특별한 점은 우리가 몰랐던 인물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이다. ‘동주’에서는 윤동주 시인보다 송몽규라는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투사가 더욱 큰 화제를 모았고 ‘박열’에서는 아예 박열이라는 생소한 인물을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이준익 감독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동주는 식민지 후기 인물이다. 박열은 중기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한다. 3부작을 만들려면 전기의 인물을 해야 하는데 행적이 구체적이지 못해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이 그리는 또 다른 인물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바람이 높아지고 있는 바, 과연 근현대사 3부작이 완성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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