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프로 첫 완투승을 거둔 SK 우완 문승원(28)이 계획을 조금 바꿔 1군에 잔류한다. 다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여전히 선발투수들의 추가 휴식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문승원은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비자책) 역투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9회에도 최고 145km까지 나온 빠른 공과 위력적인 커브를 앞세워 프로 첫 완투승의 기쁨을 안았다. 자신의 야구 인생에 커다란 전기가 될 만한 한 판이었다.
당초 문승원은 이날 경기 후 1군 말소가 예정되어 있었고, 대신 불펜 요원인 김찬호가 1군에 올라올 예정이었다.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달 전부터 짜놓은 계획이었다. SK는 선발투수들을 한 차례씩 1군에서 말소해 열흘간 휴식을 준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체력 관리를 위해서다.
이런 계획에 따라 윤희상이 이미 한 번 휴식을 가졌고, 이번 주는 문승원 차례, 다음 주는 박종훈이 휴식할 차례였다. 빈 선발 자리는 김태훈이 임시로 들어가 메꾼다는 계획이었다. 7월 중순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감안하면 전반기 두 번의 추가 휴식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문승원이 호투를 펼침에 따라 계획도 수정됐다. 힐만 감독은 전날 문승원의 투구에 대해 "매우 뛰어났다"고 칭찬하면서 "계획상으로는 1군 말소였다. 하지만 투수코치 등과 상의해 문승원을 로스터에 남겨두면서도 선발투수들에게 추가 휴식을 주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어제 (같은 질문에) 확답을 하지 못했다"고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했다.
힐만 감독은 "문승원으로서는 첫 완투승이고, 자신감과 모멘텀을 찾은 상황에서 엔트리 제외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계획을 변경한 이유를 덧붙였다.
일단 메릴 켈리의 경우는 올스타전 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까지 감안을 해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힐만 감독은 "켈리는 올해는 물론 지난해에도 200이닝을 던진 선수"라고 하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승원과 박종훈의 경우도 김태훈 카드를 적절히 활용해 추가 휴식일을 부여한다는 생각이다. 주말에 비 예보가 있어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김태훈이 이번 주말쯤 선발 등판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다만 다이아몬드의 경우는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기에 아직 휴식이 필요한 단계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지금처럼 4~5일 휴식 후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돌 가능성이 크다. 힐만 감독은 2군에 있는 선수들을 스팟 선발로 쓰고 다음 날 다시 말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