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연속' 우버, 칼라닉 CEO 사임...투자자 압박 가중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06.21 15: 53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설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사임한다.
20일(현지시각) 이 같은 사실을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가장 먼저 전한 뉴욕타임즈(NYT)는 칼라닉의 퇴장은 우버 투자자 등의 압박이 심했기 때문이며 자세한 사항은 기밀로 부쳐졌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우버 주요 투자자 중 5명은 이날 칼라닉의 즉각적인 사임을 촉구했다. 그 중 가장 큰 주주 중 하나인 벤처 캐피털 회사인 벤치마크는 우버 이사인 빌 걸리를 통해 칼라닉이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앞으로 나아가는 우버'라는 제목이 붙은 이 서한에서 투자자들은 칼라닉이 즉시 우버를 떠나야 하며 우버는 리더십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썼다. 이에 칼라닉은 최소 한 명 이상의 투자자인 우버 이사진과 논의한 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단 칼라닉은 우버 이사진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고.
이에 시카고에 머물고 있던 칼라닉은 "나는 우버를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사랑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어려운 순간에 투자자의 요청을 받아 들였다. 우버가 다른 것의 방해없이 예전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마음에 사퇴를 결정했다"고 서면을 통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우버는 에어비앤비(Airbnb)와 함께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시프트를 만들며 일약 실리콘 기대주로 떠올랐다. 개인 차량을 같이 탄다는 공유 개념을 도입한 우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유니콘(Unicorn,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7년 우버는 연이은 악재 속에 업계 2위 업체 리프트(Lyft)에게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의 그늘에는 여러 불법적인 운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경찰 단속을 피하는 불법 프로그램 ‘그레이볼(Greyball)이나 리프트 소속 운전자를 감시하는 불법 프로그램 헬(Hell)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버에 이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는 악덕 기업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또 우버는 구글 알파벳 자회사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훔쳤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당초 우버는 "우리 회사 기술이 더 뛰어나니 훔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점점 불리한 상황에 처하자 웨이모 출신 임원을 해고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설상가상 이탈리아에서는 우버 영업의 일부가 불법으로 판결났다. 이탈리아 법원은 우버가 정당하게 지불해야 될 세금을 내지 않고 서비스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탈리아 법원의 판결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회사가 흔들리자 고위 임원들이 잇따라 사임했고 성희롱 파문까지 일었다. 전 직원들이 우버의 잘못된 기업문화(성차별, 성희롱, 동성애 비하, 상호비방)를 세상에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칼라닉은 지난 2013년 사내 직원간 성관계를 부추기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칼라닉은 '마이애미 레터'라고 부르는 이 이메일에서 전 직원들에게 사내 성관계를 원하는 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칼라닉이 비정상적인 기업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로 연결됐다.
또 우버의 잘못된 가격 정책을 비난하는 우버 드라이버와 말다툼을 하는 칼라닉 동영상까지 올라와 논란이 커졌다. 우버는 위기 탈출을 위해 실적 공개나 이미지 개선을 위한 대규모 구조 조정을 약속했다. 하지만 우버 이사회는 모든 사태의 출발이 칼라닉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칼라닉은 경영권에서 잠시 떠나기로 한지 일주일만에 사퇴 수순을 밟게 됐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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