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군 진입하며 KBO리그 '열 번째 심장'이 된 kt. 팀은 여전히 '빌딩' 단계다. 그러나 최근 '20경기 3승17패' 최악의 흐름에 빠져 있다. 도무지 솟아날 구멍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kt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을 치른다. 전날(20일)도 타선의 집중력 부족과 마운드의 난조로 2-10 완패한 상황. 분위기는 처질 만큼 처졌다.
최근 20경기로 범위를 넓히면 kt는 3승 17패에 그치고 있다. 승률은 고작 1할5푼. 같은 기간 승률 9위인 롯데(.286)의 절반 수준이다. 상대와 전혀 승부가 안 되고 있는 셈이다.
투타의 난조가 심하다. 마운드는 총체적 난국이지만 타선은 터질 듯 터지지 않는다. kt의 최근 20경기 팀 타율은 2할7푼8리. 리그 8위에 불과하지만 안타 자체가 덜 나오는 건 아니다. 그러나 팀 장타율이 0.394에 그치고 있다. 장타율이 0.4를 못 넘는 건 같은 기간 kt가 유일하다. 팀 홈런도 12개로 최저. 같은 기간 가장 많이 때려낸 SK(44홈런)는 고사하고 다른 팀들에도 미치지 못한다.
흔히 거포에게 삼진은 세금과 같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유망주를 키워내는 과정에서 성적 부진 역시 일종의 세금과도 같다. 반드시 치르고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세금이 너무도 가혹하다.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의 활약이 부족한 가운데 유망주의 성장 역시 더디다.
kt는 현재 박경수-멜 로하스-유한준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리고 있다. 테이블세터로는 주로 이대형과 이진영이 나서며, 6번타순에 김동욱이 자리해 그 뒤를 채운다. 5월 4할 타율로 맹활약한 오정복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 아쉽지만 면면만 보면 구색이 괜찮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한 방'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러한 문제점은 20일 롯데전서 여실히 드러났다. kt는 두 자릿수 안타를 때리고도 2득점에 그쳤다. 특히 5번타순으로 나선 유한준은 4타수 4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그의 앞뒤를 채웠던 로하스와 김동욱이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했다. 때문에 유한준은 타점도, 득점도 올릴 수 없었다. 김진욱 kt 감독 역시 "팀에 '거포형 선수' 한 명이 있으면 로하스를 3번으로 쓸 수 있다. 사실 로하스의 원래 스타일은 3번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로하스는 아직 KBO리그에 적응 중이다. 트레이드로 kt가 원하는 거포형 선수를 데려올 가능성도 만무하다.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동욱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상 올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는 이렇듯 득점권 난망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타진할만한 건 임의탈퇴 신분의 김상현의 복귀 가능성이다. 김상현은 지난해 7월 품위 손상 등의 이유로 임의탈퇴 처분을 받은 뒤 저니맨 외인구단에서 뛰고 있다. 김상현은 KIA 시절 함께 뛰었던 최익성 감독의 제의를 받고 지난 2월부터 저니맨 외인구단에 합류했다. 연천 미라클과 저니맨의 개막전을 지켜본 KBO리그 A구단 스카우트는 "김상현의 몸이 여전히 탄탄해보인다. 지금도 풀타임을 소화하면 15~20홈런이 가능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13일, kt의 임의탈퇴 처분을 받아들인 김상현은 1년 뒤에는 구단의 결정에 따라 임의탈퇴 신분이 해제돼 등록이 가능하다. 이에 김상현은 열심히 몸을 만들면서 구단의 처분을 기다릴 생각이다. 이제 약 20일 가량이 지나면 규정상으로는 등록이 가능하다. 물론, 김상현의 복귀 여부야 팬들의 용서가 선행되어야 한다. 김상현은 매주 2회 수원시 장안리틀야구단에 방문,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김상현은 '복귀 여부를 떠나 팬들에게 진정성이 닿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포가 절실한 상황에서 데려온 외인은 중장거리 타격이 최대 기대치다. 거기에 마땅한 전력 보강의 요소 역시 보이지 않는다. kt의 해결사 찾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