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위에서의 투구 내용은 물론이고 등판 전후 느끼는 책임감까지. 이제 박세웅(22)은 명실상부 롯데의 에이스다.
박세웅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선발등판, 6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 타선은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라있는 동안 7점을 지원했다.
롯데는 박세웅의 호투에 힘입어 kt를 10-2로 꺾었다. 롯데는 지난주 여섯 경기를 전부 패하며 지독했던 6연패 늪에 빠져있었다. 지난주 화요일 사직 KIA전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며 연패의 출발점이었던 박세웅이 그 연패를 끊은 셈이었다.
박세웅은 이날 호투로 종전 2.19였던 평균자책점을 2.03으로 끌어내렸다. 만일 다음 등판에서도 무실점 호투를 이어간다면 1점대 재진입도 가능하다.
아울러, 박세웅은 이날 승리로 시즌 8승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이제 고작 13경기에 등판했을 뿐이지만 가파른 승수 쌓기다. 박세웅은 지난해 27경기서 7승12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한 바 있다. 이때 거둔 7승이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승이었다. 박세웅은 벌써 지난 시즌의 자신을 넘었다.
두 가지 큰 의미 있는 승리. 그러나 박세웅의 초점은 오직 팀의 연패를 끊었다는 데 있었다. 박세웅은 경기 후 "개인 최다승보다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따냈다는 게 기쁘다"라며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 이기려는 의욕이 강했다. 그 덕에 승리투수가 됐다"라며 공을 돌렸다.
분명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을 터. 박세웅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무조건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던졌다"라며 "매 경기 책임감을 갖고 던질 것이다. 오늘 투구로 만족이나 방심하지 않고 다음 경기 준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세웅은 이날 매 이닝 주자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위기 관리 능력으로 1실점(비자책). 박세웅은 "7피안타가 있긴 했지만 무사사구였다는 점에 만족한다. 초반부터 5점 앞섰기 때문에 줄 점수는 주자고 생각하며 부담 없이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박세웅은 이날 경기 포함 친정팀 kt 상대로 12경기(11경기 선발) 62이닝을 소화하며 5승무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게 됐다. 박세웅은 이에 대해 "다른 팀이랑 똑같다고 생각한다. 입단 동기인 (고)영표 형이 등판했는데, 투수와 싸우는 게 아니니까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의 목표는 여전히 '많은 이닝 소화'와 '두 자릿수 승수'였다. 물론, 팀의 가을야구는 당연히 포함됐다.
"팀이 늘 이길 수는 없다. 하지만 늘 이기려고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우리 팀 역시 죽기 살기로 노력하지만 지난주 결과가 안 좋았다. 이기려는 의지가 정말 강했기 때문에 오늘 승리했다. 힘든 경기 잡았으니 다음 경기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 어느새 에이스의 품격까지 느껴지는 박세웅의 소감이다.
'토종'이나 '우완', '영건' 등의 수식어가 더는 어울리지 않는다. 롯데 박세웅은 명실상부 롯데의 '에이스'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