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 '퍼펙트 데뷔전' 전용훈 "이제 시작, 자신있게 던지겠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6.18 07: 26

두산 베어스가 대승 속 또 하나의 '진주'를 발견했다.
17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은 NC를 상대로 14-4로 크게 앞선 채로 9회말을 맞이했다. 마운드에는 다소 낯선 얼굴이 보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올라온 전용훈(22)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전용훈을 올린 이유에 대해서 "최근 불펜 소모가 많아서 길게 던질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전용훈은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입단 후 3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올 시즌 역시 퓨처스리그 10경기에 선발로 나와 2승 6패 평균자책점 7.58을 기록했다. 

비록 2군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이강철 2군 감독은 "밸런스가 좋은 선수다. 선발로서 후반 체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1~2이닝 정도는 1군에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전용훈은 첫 타자 김종민을 상대로 초구가 파울이 된 뒤 곧바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 2스트라이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끌어냈다. 이후 김종민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전용훈은 김준완을 상대로도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아낸 뒤 풀카운트 승부 끝에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마지막 이재율까지 초구에 3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전용훈은 1군 데뷔전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마쳤다.
경기를 마친 뒤 한용덕 투수코치는 "첫 등판치고는 잘 던졌다. 또 밸런스도 좋고, 공격적으로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전용훈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박세혁 역시 "좋은 공을 가지고 있다"라며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전용훈은 "원래 내일(18일) 선발로 던지기로 예정돼 있다가 갑자기 1군에 올라왔다. 100%의 상태는 아니었지만, 컨디션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던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처음이라 많이 떨렸는데, 선배님들이 던지는 것으로 보고 자신있게 던지자고 생각했다"라며 "(박)세혁이 형이 잘 리드해줘서 미트만 보고 강하게 던졌다"고 첫 등판 순간을 떠올렸다.
주말인 만큼 이날 잠실구장에는 약 1만 8000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진 첫 경기였지만, 전용훈은 "집중력이 더 생기는 것 같았다.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첫 출발이 좋지만, 과제도 있다. 182cm의 75kg로 호리호리한 체격을 갖고 있는 만큼, 한용덕 코치는 "좀 더 힘이 붙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용훈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그동안 체력 면에서 자신이 없었는데, 2군에서 꾸준히 선발 투수로 나서면서 요령도 생기고 자신도 생겼다. 또 직구 구위나 이런 부분도 앞으로 더 좋아지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완벽하게 1군 첫 발을 내디딘 전용훈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오늘을 계기 삼아서 자신 있게 던지도록 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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