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경사' 이진영, "2000안타보다 2000경기가 더 애착"(일문일답)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17 16: 21

한 날에 달성한 두 가지 대기록. 이진영(kt)은 2000경기 출장과 2000안타 중 무엇을 더 뿌듯해할까.
이진영은 16일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1999년 쌍방울에서 데뷔한 이진영은 이날 경기 전까지 1999경기에 출장 중이었다. 이날 경기 1회에 타석에 들어서며 2000경기 출장을 완성하게 됐다. KBO리그 통산 9호의 대기록.
3회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때린 이진영은 팀이 2-7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려냈다. 통산 2000안타. 이날 경기 전까지 1999경기서 1998안타를 기록 중이던 이진영은 이날 멀티히트로 2000안타 고지에도 동시에 오르게 됐다. 이는 KBO리그 역대 10호 기록이다.

17일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이진영은 "선수 생활하면서 개인 기록에 처음으로 기대를 걸었다. 내 자신에게 축하를 건넬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축하한다. 대기록 달성 소감은?
▲ 사실 개인 타이틀과 원체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기록에 욕심 자체가 없었는데, 2000경기와 2000안타는 달랐다. 처음으로 기대했던 기록이다. 야구인생에서 '내 자신에게 축하할 만한' 두 가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 두 가지 대기록을 동시에 달성했다.
▲ 기록은 선수생활을 이어간다면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사실 어제는 더 간절히 승리를 원했다.
- 두 기록 중 어떤 게 더 의미가 있을까.
▲ 2000경기다. 뛸 수 있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이다. 경기에 꾸준히 나섰으니 2000안타도 가능했다. 2000경기 출장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쌍방울, SK, LG, kt 구단과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 2000번째 경기에서 2번타순에서 2루타 세 개로 2000안타를 만들어 냈다. 김진욱 kt 감독이 '2의 기운'을 받으라고 배려했다던데. (웃음)
▲ 듣고 보니 그렇다. (웃음) 사실 감독님이 정말 많이 배려해주신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꾸준히 기회를 주시는 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실 기록 달성을 배려해주시는 건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책임감 같다.
- 기록 달성에 고비가 있었나?
▲ 고비라기보단, '이걸 빨리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신경을 아예 안 썼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개인 기록으로 팀에 누를 끼치는 걸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 빨리 기록을 달성해 편안한 마음으로 출전하고 싶었다.
- 앞으로 남은 목표는?
▲ 원래 목표를 세우는 타입이 아니다. 특히 야구는 더더욱. (웃음) 열심히 하다보면 기억될 모습들을 많이 남길 거라고 생각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 지금으로서는 어제 경기다. 기대를 많이 하면서도 불안했다. 경기에 나서는 이상 2000경기는 달성인데, 2000안타는 아니었다. 특히 3회 첫 안타를 치고는 더욱 집중했다. '왜 평소에는 그 집중력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니 아쉽더라. 매일이 1999안타에 멈춰 있다고 생각하며 경기에 나서겠다.
- 어제 가족들이 경기장에 왔다고 들었다.
▲ 맞다. 늦게 끝났기 때문에 딸들은 차에서 잠들었다. 가족들 앞에서 기록 세워서 뿌듯하다. 원래 가족들에게 '부담스러우니 오지 말아라'라고 했다. 안 왔으면 내심 서운했을 텐데 진심으로 고맙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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