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이닝' 배영수 "우여곡절 많았다…기록 달성 뿌듯"(일문일답)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17 16: 08

'기록의 사나이' 한화 배영수가 통산 2000이닝 투구 소감을 밝혔다.
배영수는 16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선발등판, 1회 선두 이대형과 후속 이진영을 깔끔하게 범타처리했다. 이로써 배영수는 통산 2000이닝 투구를 달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37경기서 1999⅓이닝을 기록 중이던 배영수는 이날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아내며 2000이닝 소화의 위업을 완성했다. 이는 현역 투수 가운데 최다이닝 1위. 이 부문 현역 2위는 장원준(두산)으로 1730⅓이닝을 던졌다. 배영수와 격차가 큰 탓에 한동안 현역 최다이닝 1위는 배영수의 몫으로 남을 전망이다.

지난 2000년 삼성에서 데뷔한 배영수는 지난해까지 통산 426경기에 등판, 1938⅔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 배영수는 지난해 부진을 씻고 11경기에 등판, 60⅔이닝을 던지며 6승3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한화 토종 선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배영수는 17일 수원 kt전에 앞서 "2000이닝이면 100이닝씩 매년 던져도 꼬박 20년이 걸리는 기록 아닌가. 우여곡절 많았는데 달성해서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우선 축하한다. 소감 부탁한다.
▲ 사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야구하면서 15-14 스코어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양 팀 타자들이 너무 잘 쳤다. (이)진영이 형도 2000경기 출장 대기록을 달성하지 않았나. 신기한 하루였다.
- 아웃카운트 두 개만 잡으면 2000이닝이었다. 사실상 달성이 유력했는데, 부담되지는 않았나.
▲ 그 사실도 경기 전에 처음 알았다. 2000이닝…, 100이닝씩 20년을 던져야 달성되는 기록 아닌가. 우여곡절 참 많은 선수 생활이었다. 달성해서 뿌듯하다.
- 말한 것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공백이 힘들었을 텐데.
▲ 마음고생이 많았다. 사실 고생이라기보다는 내면의 적과 주거니받거니 고민했던 시간들이다. 그 시간은 지나갔고, 잘 버텨냈다.
- 이제 누가 뭐래도 꾸준함의 상징이다.
▲ 내 이미지가 어느 순간부터 '부상의 아이콘'이 된 것 같다. 사실 프로 생활하면서 딱 두 번 다쳤다. 많다면 많겠지만, 몸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 그 부상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 초창기의 배영수는 속구 하나로 타자와 싸우던 투수였다. 어느 순간 변화구로 싸우더니, 이제는 타이밍 빼앗는 게 주무기가 되었다. 참 다양한 경험이다. 은퇴 후 지도자를 하거나, 그렇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자산이 되리라 확신한다.
- 현역 최다승부터 최다이닝까지. 기록의 사나이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게 있다면?
▲ 어제 숙소에서 투구 영상을 보는데, 내 2000이닝 하이라이트가 나오더라. 사실 100승 달성 때 참 뭉클했는데, 2000이닝을 달성해보니 참 뿌듯하더라. 내 몸한테 고맙다. 송진우 선배님이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3003이닝을 던지셨을까.
- 현역 선수 중에 배영수를 넘는 이닝이터가 나올까?
▲ 나이로 보면 장원준(32)이 가능하지 않을까. 원준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 (장원준은 현재 1730.1이닝으로 현역 2위에 올라있다)
- 남은 목표가 있다면?
▲ 딱히 기록적인 욕심은 없다. 안 아프고 야구하고 싶다. 기록 보면서 야구하는 사람 없지 않나.
- 가족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
▲ 아내가 고생했다고 하더라. 이기지 못해 아쉽다고도 했다. 딸은 "아빠 왜 졌어?"라고 했다. 패전투수는 아니었는데…. 그냥 "다음엔 이길게"라고 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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