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커피 한 잔③] ‘톡투유’PD “김제동, 진심으로 사람 대했던 MC”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6.19 08: 10

‘톡투유’는 소통이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어디에서도 쉽게 나의 답답함과 속상함, 억울함을 털어놓을 수 없는 시대에 ‘톡투유’는 청중에게 유일하게 마음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곳이었다.
때문에 ‘톡투유’가 편성을 변경해도 일요일 오후 11시 밤늦은 시간에 방송돼도 시청자들은 찾아가서 봤다. ‘톡투유’가 대중이 찾는 프로그램이 되기까지 MC 김제동의 힘이 컸다.
김제동은 청중에게 다가가 그들의 얘기를 듣고 모두 다 함께 공감했다. ‘톡투유’를 보러 온 청중 중 말하는 사람 앞으로 다가가 그들과 눈을 마주 보며 얘기를 듣는가 하면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는 등 김제동은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다.

이에 청중은 김제동에게 어떤 말이든 했다. 직장에서 속상했던 얘기부터 세월호 참사, 사회의 부조리함, 엄마에게 미안한 얘기, 취업 등 무슨 얘기든 ‘톡투유’에 와서 털어놓았다.
이것이 가능한 건 김제동에 대한 ‘신뢰’, 그리고 ‘편안함’ 때문인 듯하다. 사람을 편하게 해주고 공감해주고 얘기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등 김제동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MC였다.
-김제동은 시즌1 종영에 대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 김제동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었다. 어느 날 문득 맥이 빠지는 걸 느꼈다고 하더라. 2년 동안 매주 4시간 동안 400~500명 정도의 청중과 얘기를 했다. 청중과 얘기하면서 집중하면 즐겁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힘들다. 김제동이 분명 돌아올 거라고 했다.
-김제동은 어떤 MC였나?
▲ 어떤 면을 예상하고 캐스팅했는데 정말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톡투유’ 하면 진심, 진정성, 평범함이 장점이라고 생각하듯이 톤앤매너를 정확히 지켜주는 MC였다. 항상 사람한테 집중해준다. 본인도 아픈 게 많고 가끔 슬쩍 내비쳤을 뿐 대부분 숨겼는데 김제동이 자기 자신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정말 괜찮은 친구였다.
물론 제작진 입장에서 사드 얘기하면 가슴이 철렁했다.(웃음) 서너 번 프로그램 존폐 위기가 있었는데 그래도 잘 버텨왔다. 촛불 집회 때 광화문에서 발언하는 것이 제작진 입장에서는 부담되긴 했다. 정치권의 눈치를 봐야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톡투유’가 다른 이슈로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이 걱정되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김제동에게 가이드를 주지 않는다. 어느 얘기를 해도 되는 무방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가이드를 만들면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데 그런 분위기를 없애는 데 노력했다. 편집하는 한이 있어도 얘기할 수 있게 했다.
- 김제동이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해 발언을 했을 때 제작진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 서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니었으면 갈등이 심했을 거다. ‘톡투유’에서 굳이 촛불 집회 얘기를 하지도 않았지만 김제동과 청중이 얘기하는 맥은 같았다. 촛불 집회 얘기를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다. 그렇다고 얘기를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이 얘기가 방송에 적합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적합한 수준까지만 방송에 내려고 노력했다. 검열보다는 예의라고 생각한다. 방송이 가져야 할 예의다. 분명 어딘가에는 견해가 다른 사람이 있어서 그랬다. 해석의 여지가 분분한 부분들은 덜어줬다. ‘톡투유’가 특정 채널이 아니라 다양한 시청자들이 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랬다.
- 2년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어준 김제동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충분히 잘 쉬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김제동에게도 그렇고 제작진에게도 분명 휴식이 필요했다. 청중은 서운할 것 같다. 그런데 김제동이 잘 얘기하고 잘 들으려면 좀 쉬어야 할 것 같다. 안식년과 같은 개념이다. /kangsj@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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