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를 이보다 화끈하게 깨버릴 수 있을까?
로사리오는 16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5타수 4안타(4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홈런 네 방은 연타석으로 만들어냈다. 2000년 박경완, 2014년 야마이코 나바로에 이어 KBO리그 통산 3호 4연타석 홈런.
로사리오는 2회 투런포를 때리며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다. 지독했던 아홉수와 작별하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그동안 숨죽였던 대포가 한 번에 터져나왔다. 로사리오는 5회에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자신의 KBO리그 세 번째 연타석 홈런. 5회 터진 홈런은 리드를 7-2로 벌리는 쐐기포였다.
이어 8-10으로 뒤집힌 6회 1사 1, 3루 기회에서 로사리오는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로사리오는 배우열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3점포를 때려냈다. 14-10으로 앞선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로사리오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13호. 4연타석 홈런의 대기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로사리오는 이날 경기 전까지 18경기 연속 무홈런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난달 23일 대전 KIA전에서 7회 정용운에게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린 뒤로 24일 동안 침묵. 그 홈런은 로사리오의 시즌 9호포였다. 아홉수에 제대로 걸린 모양새였다. 그러나 지독했던 아홉수를 가장 화끈한 방식으로 깨버렸다.
경기 후 만난 로사리오는 "기분 좋다. 남은 경기 힘내서 더 좋은 결과 만들겠다"라는 말로 소감을 대체했다. 경기 전 훈련에 임할 때도 18경기 무홈런의 부담을 느꼈던 선수라기에는 너무 밝았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마지막 홈런을 때린 날이 언젠지,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너무 오래 전이거나 정말 기억에서 지웠기 때문이 아니다. 로사리오는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오늘이 중요하다. 내일이 되면 4연타석 홈런도 잊고 다시 새로운 하루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KBO리그 3호 4연타석 홈런.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선명히 아로새긴 로사리오. 취재진을 통해 이 얘기를 전해들은 로사리오는 "정말 그런가? 인지하지 못했다. 신의 도움이 함께 했다"라며 "4연타석 홈런은 사실 아마추어 때부터 마이너리그 시절까지 통틀어 내게도 처음이다. 기분 좋다"라고 덧붙였다.
로사리오에게 4연타석 홈런보다 기뻤던 것은 7타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그는 "팀 동료들이 자랑스럽다. 힘든 경기였는데 다득점으로 이겨냈다"라며 "팀 배팅으로 점수를 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마음을 모아간다면 더 좋은 결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5연타석 홈런은 아깝지 않았지만 거기서 추가점을 뽑지 못한 건 만족스럽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로사리오는 9회 무사 1루서 여섯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5연타석 홈런을 노릴 법한 상황. 그러나 로사리오는 1루수 병살타로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개인보다 팀'. 이것이 로사리오가 4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밝힌 코멘트였다. /ing@osen.co.kr
[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