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 떨친 켈리, SK 외인 신기록 줄줄이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17 06: 02

메릴 켈리(29·SK)는 지난 2년간 대표적인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좋은 성적에 비해 승운이 없었다. 켈리가 등판하는 날에는 유독 타선이 잘 터지지 않았다.
2015년 30경기에서 18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한 켈리는 11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1경기에서 200⅓이닝을 던지며 고군분투했으나 9승에 머물렀다.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고려하면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불운을 상당 부분 떨친 모습이다. 14경기를 치른 현재 벌써 8승을 기록해 지난해 승수를 거의 다 따라잡았다.
시즌 초반 피안타율이 치솟으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켈리는 켈리였다. 어느덧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8승을 따낸 켈리는 5월 이후 8번의 선발 등판에서 7연승을 내달리며 자신의 평균자책점을 3.47까지 낮췄다. 93⅓이닝에서 9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생애 첫 타이틀을 향해서도 달리고 있다.

이런 켈리는 이미 SK의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썼다. 켈리는 현재까지 총 28승을 기록해 종전 기록이었던 크리스 세든의 26승을 뛰어넘었다. SK 유니폼을 입고 20승을 이상을 거둔 외국인 투수는 켈리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세든이 26승, 레이번·글로버·카도쿠라가 22승, 밴와트가 20승을 기록한 게 전부다.
당분간 켈리의 기록을 견제할 만한 후보가 없어 이제 SK의 외인 역사는 켈리의 손에 계속 경신될 전망이다. 다음으로 노려볼 수 있는 기록은 SK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이다. 켈리가 앞으로 부상 없이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소화해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간다고 봤을 때, 켈리는 21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의 역대 1위 기록은 2001년 에르난데스의 215탈삼진이다. 당시 에르난데스는 34경기에서 완봉 2번을 포함해 14승1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233⅔이닝 소화는 SK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 이닝이기도 하다. 최다 이닝 기록은 쉽지 않겠지만 탈삼진 기록은 노려볼 만하다. 이 부문 외인 2위 기록은 2013년 세든의 160탈삼진인데 이는 이미 사정권에 들어왔다.
현재의 구위와 승운이 이어진다면 시즌 막판에는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도전할 수 있다. 이 기록은 2007년 레이번이 가지고 있다. 레이번은 당시 32경기에서 184⅔이닝을 던지며 17승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SK 외국인 역사상 단일 시즌 15승 이상을 기록한 것은 당시의 레이번이 유일하다.
한편 올해 5승 정도만 더 추가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SK 프랜차이즈 TOP 10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SK 구단 역사상 다승 10위는 현재는 KIA 유니폼을 입고 있는 고효준으로 SK에서 32승을 거뒀다. 켈리는 이미 SK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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