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베테랑 좌완 선발 리치 힐(37)의 부진에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힐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을 허용하며 시즌 최다 7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3패(3승)째를 당한 힐은 평균자책점도 3점대(3.77)에서 5점대(5.14)로 치솟았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지 'LA타임스'도 17일 힐의 부진을 짚고 넘어갔다. LA타임스는 '힐은 올 시즌 몇 번의 선발등판에서 좋은 투구를 했지만 5이닝이 지난 뒤에는 불펜에 넘겼다'며 '올 시즌 힐의 선발 이닝은 5-3-5-4-5-4-5-4이닝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즌 8경기를 선발등판한 동안 힐은 최다 5이닝을 4차례 던진 것이 전부다. 6이닝 소화가 한 번도 없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것도 4경기 있다. 8경기 총 35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4⅓이닝. 시즌 전 2선발로 기대를 모은 투수치곤 이닝 소화력이 너무 떨어진다.
LA타임스는 '다저스가 오프시즌 힐에게 큰 계약을 줬을 때 기대한 활약이 아니다'고 지적한 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별로 할 일이 없다. 불펜에서 그를 시험해볼 수도 있겠지만 일주일에 3~4번씩 몸을 풀다 보면 물집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힐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할 때 불펜 전환도 어렵다고 봤다.
힐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됐고, 다저스와 3년 4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다저스를 오가며 20경기에서 12승5패 평균자책점 2.12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카고 컵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는 6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30대 후반으로 전성기를 지난 나이, 고질적인 손가락 물집 문제를 안고 있는 힐에겐 고액 계약이란 우려도 없지 않았다. 현재까진 우려대로 흘러가고 있다. LA타임스는 '최소 지금 시점에서 힐은 2선발이 아니다. 다저스에선 3선발도 될 수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현재 다저스 1~3선발은 클레이튼 커쇼, 알렉스 우드, 브랜든 매카시로 볼 수 있다. 힐은 사실상 4번째 선발로 밀렸다. 마지막 5선발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가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지금처럼 힐의 부진이 계속 된다면 다저스 선발진에 또 한 번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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