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톡] 윤종신 "27년 음악인생, '월간윤종신' 전후로 나뉘죠"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7.06.16 10: 59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이 25년간 함께 한 포토그래퍼이자 절친한 지기 안성진과 작고 소담한 전시회 '달램'을 개최한다. 오는 22일부터 8월 27일까지 용산구 한남동 월간 윤종신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윤종신과 안성진의 첫 작업이었던 윤종신 2집 'Sorrow'부터 마지막 필름 작업이었던 10집 'Behind The Smile'까지 총 9장의 앨범 사진들 중 엄선된 베스트 컷이 공개된다. 
윤종신과 안성진은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월간 윤종신 스튜디오에서 사진전 '달램-안성진X윤종신'의 오픈식에서 취재진을 만나 25년간의 인연에 대해 소탈하게 얘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윤종신 안성진과의 일문일답. 
◆두 사람이 전시회를 꾸리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윤종신) 1992년 015B 라이브 앨범을 시작으로 포토그래퍼를 한 번도 안바꾸고 안성진과 함께 했다. 지난해 이 공간을 만들면서 이 전시회를 꼭 한 번 하고 싶었다. 함께 한 지 25년이라서 아날로그 작업한 것만 모아서 이번 전시회를 시작하게 됐다. 
◆인연이 시작된 계기가 궁금하다. 
(윤종신) 원래 안성진은 음향 엔지니어였다. 우연히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안성진) '사진을 찍어봐라'고 말하더라. 음향 엔지니어였지만 또 대학교에선 촬영 전공이었다. '촬영할 줄 아니까 사진 한 번 찍어봐'라고 하면서 015B 앨범에 참여했고 자연스럽게 윤종신의 솔로앨범에도 참여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입문을 시켜준 셈이다. 
◆안성진에게 윤종신의 첫 인상은 어땠나. 
체크남방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뭔가 가르쳐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고. 하지만 대화를 하다보니 말을 너무 잘 하더라. 
◆많은 이들이 '공존'의 자전거 사진을 좋아한다.
(안성진) 데모 테이프를 들으면서 가사에 빠져들어가서 무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얼굴보다는 분위기 위주로 가는 게 더 좋았다. 그 사진에 얼굴이 날아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윤종신) 그게 메인컷이었다. 나를 좋아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4, 5집 아트워크를 많이 좋아하시더라. 그 세대가 전시장에 많이 왔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필름이라 그런가 지금의 디지털 사진과 참 다른게 많거든. 아날로그 당시의 추억이 많다. 사진도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없고, 밀착이 나와야 비로소 확인 가능하고, 서로 A컷을 논의하던 상황들까지. 아련하고 설렜다.
◆전시회에 올릴 작품 선정 기준이 있다면? 
(안성진) 사진 선정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작업할 때마다 마음에 두었던 컷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은 참 쉬웠다. 인화지 박스 30박스 정도가 되는데 이만큼 추린거다.
◆사실 윤종신은 매력적인 모델보다는 힘든 모델에 가깝지 않나.
(윤종신) 안성진은 내 얼굴 각을 찾아낸 사람이다. 하하
(안성진) 윤종신은 매력적이다. 비주얼적인 매력보다는, 자신이 직접 음악을 만들기 때문에 그에 맞춰 본인이 사진을 연출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자신의 음악을 자신이 표현하니까 무엇이든지 거짓이 아니지 않나. 
◆윤종신과 안성진, 서로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가.
(윤종신) 그게 바로 '달램'이다. 안성진과의 작업은 내게 달램이었다. 
(안성진) 나도 그렇다. 힘들고 슬프고 어려운 적이 있었지만 그의 음악을 들으면 심적으로 위안이 되고 달램이 되고 해소가 됐다. 그래서 '달램'이라는 얘기를 했다. 아티스트 대 아티스트로 출발했다가 사람 대 사람으로 '달램'이 된 셈이다. 
(윤종신) 나는 안성진에게 섬세한 마초의 모습을 느꼈다. 소녀같은 모습과 마초적인 모습의 충돌이 곧 매력이다. 이 사람 앵글 앞에 잡히면 나의 뾰족한 모습이 보이더라.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찍어도 '남자 윤종신'을 가장 잘 캐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힘들었던 촬영, 그리고 베스트 컷이 있다면? 
(안성진) 역시 가장 힘들었던 건 일본 삿포로 촬영이었다. 삿포로 도쿄 요코하마를 거쳐 사진 촬영을 했기 때문인지 육체적으로는 그게 제일 힘들었다. 베스트 컷은 역시 '공존'에서 자전거 탄 신이었다. 
(윤종신) 나도 그 두 장이다. 그 때를 참 좋아한다. 오늘 전시회에 부른 이들도 나와 1990년대 함께 했던 분들이다. 그 당시 나와 함께 음악적 교류를 하던 분들을 모았다. 
◆윤종신에게 안성진이란? 
(윤종신) 윤종신은 월간윤종신 전후로 나뉜다. 1년간 재어놓은 내 사진을 내어놓는 형식으로 20년, 그 뒤의 10년은 월간윤종신을 하며 그 때 그 때의 사진을 내놓으며 발전했다. 안성진은 모든 시간을 나와 함께 했다. 작업 양상이 바뀌고 진화돼도 안성진은 여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인 셈이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월간윤종신,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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