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영화보다 더 영화…'뉴스룸', 손석희 허찌른 봉준호의 명장면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16 09: 49

손석희 앵커의 허를 찌른 봉준호,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뉴스룸'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15일 방송된 JTBC '뉴스룸-문화초대석'에 '옥자'를 만든 과정부터 '옥자'의 개봉방식을 둘러싼 갈등과 칸 국제영화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봉준호 감독은 오는 29일 신작 '옥자'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기도 한 '옥자'는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와 슈퍼돼지 옥자의 사랑을 그린 작품. 동시에 스크린이라는 전통 상영 방식과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상영 플랫폼이라는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최고의 화제작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는 오는 29일 극장과 동시개봉을 선택했고, 멀티플렉스 측은 '선 극장 개봉-후 VOD 서비스'라는 홀드백 원칙을 들어 극장 개봉을 거부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룸'에서는 동시 개봉에 대한 봉준호 감독의 생각을 심도 깊게 들어볼 수 있었다. 달변가인만큼 봉준호 감독의 답변에는 막힘이 없었고, 위트와 자신감이 넘쳤다. 
봉준호 감독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상영을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고 그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극장의 입장에서는 몇 주가 됐든 극장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것 같다"며 "나라마다 상황이 다른 부분이 있다. 프랑스는 홀드백 기간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한국은 법적인 것은 아니고 관행, 혹은 전통이다. 저는 투자배급사나 정책 담당자가 아닌 창작자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여할 순 없다"고 이번 동시 개봉 논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빨리 이번 일을 계기로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옥자'가 남긴 선례로 새로운 룰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서도 "예상했고, 마음의 각오도 했다"고 담담히 밝힌 봉준호 감독은 "영화의 태생이나 출발 자체가 다른 영화들이랑은 다르다. 주변에다가도 극장에서 개봉을 하긴 할테지만, 제한적으로 하게 될 것 같다고 늘 얘기를 했다. 다시 넷플릭스와 작업하는 기회가 온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여러 차례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창작자의 자유를 100%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해 왔다. '뉴스룸'에서도 봉 감독은 "'옥자' 뉴욕 시사회 직전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만나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 감독님과 8월에 넷플릭스 영화를 찍는다. 엄청난 거장이신데 넷플릭스와 작업을 한다. 그만큼 디지털 플랫폼들이 감독이나 창작자 폭넓은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라며 "사랑스러운 돼지를 찍고 싶었을 뿐인데 본의 아니게 이런 논란에 휘말렸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손석희 앵커의 허를 찌른 봉준호 감독의 역질문 장면이었다. '뉴스룸'은 늘 손석희 앵커가 초대손님에게 질문을 던지고, 초대손님이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달랐다. 
봉준호 감독은 "초대 손님도 질문을 해도 되냐"고 양해를 구한 후 "2016년 10월 24일 7시 59분에 어떤 심정이었느냐"고 손석희 앵커에게 역으로 물었다. 10월 24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의 결정적 증거가 된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뉴스룸'이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한 날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질문에 손석희 앵커 역시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마치 준비돼 있던 답변인 것처럼 손석희 앵커는 막힘없이 답변을 해나갔다. 손석희 앵커는 "아무 생각 없었다. 준비한 것을 보도해야 한다는 생각 이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답했고, 봉준호 감독은 "그 방송을 라이브로 봤는데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화답했다. 
달변가 봉준호 감독은 '옥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다양한 재치있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최초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칸에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의 '옥자' 겨냥 발언과 해명에 "그럴 필요 없었는데"라고 말했던 봉 감독이었다. 한국으로 건너와서도 계속되는 '옥자'의 논란에 "제가 논란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명장면은 손석희 앵커에게 역습을 날린 '뉴스룸'의 출연이라 하겠다. /mari@osen.co.kr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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