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구자욱과 다린 러프의 방망이가 포항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구자욱과 러프는 15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6-2 승리에 이바지했다. 특히 kt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를 무너뜨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전 2승(평균 자책점 1.69)을 거두는 등 강세를 보였으나 구자욱과 러프의 매서운 방망이에 고개를 떨궜다.
삼성은 1회 박해민의 볼넷과 상대 수비 실책에 편승해 1사 2,3루 선취 득점 기회를 얻었다. 타석에는 러프. 피어밴드의 1구째 체인지업(127km)을 가볍게 당겨쳤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발빠른 박해민과 구자욱은 홈까지 파고 들었다. 2-0. 이후 러프는 포수 장성우의 실책을 틈타 2루까지 내달렸으나 태그 아웃.
5-2로 앞선 삼성의 7회말 공격. 이지영의 중전 안타와 김헌곤의 우전 안타 그리고 구자욱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러프는 kt 두 번째 투수 강장산과의 대결에서 볼넷을 골랐다. 3루 주자 박해민은 홈인.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이날 2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한 러프는 "위닝 시리즈를 달성해 기쁘다. 무엇보다 팀원 모두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날이 더워지면서 나도 점점 감이 좋아지고 팀도 투타 균형이 향상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팀이 더 많이 이길 수 있도록 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구자욱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우는 등 해결사 능력을 발휘했다. 구자욱은 2-0으로 앞선 3회 1사 1루서 피어밴드와 볼카운트 2B2S에서 7구째 체인지업(129km)을 잡아 당겼고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비거리는 105m. 지난해 14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달성한 구자욱은 이날 대포를 가동하며 타이 기록을 수립했다.
포항 3연전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위닝 시리즈 달성에 앞장 선 구자욱은 "피어밴드가 직구, 변화구, 컨트롤 모두 좋은 투수라 많이 긴장했다.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더욱 가볍게 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발 김대우는 5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쾌투를 선보이며 넥센 시절이었던 2014년 8월 30일 시민 삼성전 이후 1020일 만에 선발승을 장식했다. 이에 구자욱은 "(김)대우형의 이적 후 첫 선발승 달성에 보탬이 돼 기쁘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활짝 웃었다.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