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거포' 윌린 로사리오(28)의 홈런이 9개에서 3주 넘게 머물러 있다. 아홉수에 단단히 걸렸다.
로사리오는 지난 15일 문학 SK전에서 9회초 김주한에게 좌측 펜스를 맞히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타구 속도가 워낙 빨랐고, SK 좌익수 노수광의 펜스 플레이가 잘 이뤄져 로사리오는 1루에서 멈춰섰다. 모처럼 펜스를 직격하는 장타성 타구에 만족해야 했다.
로사리오는 지난달 23일 대전 KIA전에서 7회 정용운에게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린 뒤로 24일 동안 홈런이 없다. 24일 KIA전부터 15일 문학 SK전까지 18경기 연속 무홈런. 지난해 4월9일 마산 NC전부터 4월30일 대전 삼성전까지 16경기 연속 무홈런을 넘어 가장 긴 홈런 가뭄이다.
지난해 4월에는 로사리오가 KBO리그 데뷔 첫 해라 적응 기간이란 점이 참작됐다. 그해 5월에만 홈런 9개를 폭발하며 장타 본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반면 올해 홈런 가뭄은 적응기 문제가 아니고, 시즌 초처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이 크게 넓어진 것도 아니란 점에서 의아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로사리오가 무홈런 기간 동안에 타격 성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로사리오는 무홈런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18경기에서 66타수 21안타 타율 3할1푼8리 9타점 OPS .827을 기록 중이다. 2루타 4개, 3루타 1개로 장타가 5개밖에 되지 않아 OPS는 높지 않지만 이 기간 볼넷 11개를 얻어내면서 출루율은 4할1푼8리다.
하지만 땅볼 아웃이 22개로 뜬공 아웃(17개)보다 많은 것에서 타구가 시원하게 뜨지 않고 있다. 무홈런이 시작되기 전까진 로사리오는 37땅볼-39뜬공 아웃으로 뜬공이 더 많았다. 지난해에도 120땅볼-126뜬공 아웃이었다. 타구 발사 각도가 낮아진 탓인지 잘 맞은 타구도 라인드라이브에 그치며 공을 띄우지 못하고 있다.
로사리오의 무홈런은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 두 번째 경기부터 시작됐다. 이 기간 로사리오가 결장한 1경기 포함 19경기에서 한화는 7승12패로 9위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한화의 팀 홈런은 11개로 LG(10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으며 장타율은 3할9푼1리로 10개팀 중 가장 낮다. 시원한 한 방이 터지지 않아 답답하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로사리오에게 "로사리오에게 농담으로 '안타 말고 홈런 좀 치라'고 말한다. 이젠 장타가 나와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사리오가 아홉수에 걸려 9홈런에 묶인 사이 NC 재비어 스크럭스(17개), 두산 닉 에반스(12개), SK 제이미 로맥(12개), 삼성 다린 러프(11개), KIA 로저 버나디나(11개)까지 5명의 외국인 타자들이 두 자릿수 홈런을 넘었다.
로사리오는 지난해 33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전체 공동 4위이자 외국인 타자로는 에릭 테임즈(40개)에 이어 2위였다. '거포' 로사리오에겐 9개의 홈런은 어울리지 않는 숫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