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수비, kt의 여전한 고민거리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16 06: 03

2년 연속 실책 1위…올해도 공동 2위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더해지며 마운드 부담 가중
마운드와 타격만큼이나 kt의 발목을 잡는 것. 바로 수비다.

kt는 15일 포항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전을 2-6으로 패했다. 선발투수 라이언 피어밴드가 6이닝 6피안타 5실점(3자책)으로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1회부터 흔들렸다. 1사 1루서 피어밴드는 구자욱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1루수 김동욱은 2루로 향하던 박해민을 잡기 위해 급히 공을 유격수에게 뿌렸다. 그러나 공은 좌익수 방향으로 그대로 향했다. 박해민은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좌익수 하준호가 공을 잡고 주춤했고, 1루와 2루 사이에 있던 구자욱은 즉시 2루까지 뛰어들었다. 하준호의 뒤늦은 송구보다 구자욱의 발이 더 빨랐다. 최소 2사 1루가 됐어야 할 상황이 1사 2·3루로 둔갑한 것.
결국 피어밴드는 후속 다린 러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초반부터 분위기를 내줬다.
kt로서는 '필승 카드' 피어밴드를 내세우고도 삼성에 패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이제 9위 kt와 10위 삼성의 승차는 단 한 경기. 또 다시 10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온 것이다.
타격이나 마운드가 아닌 수비에서 균형이 밀렸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kt는 1군 진입 첫 해였던 지난 2015년, 118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이 부문 최다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130개의 실책으로 최다 1위. 2년 연속 가장 실책이 많은 팀이었다.
올해는 다른 듯 보였다. kt는 올 시즌 50개의 실책으로 리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수비율(.980) 역시 예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이는 약간의 착시가 더해진 기록이다. 올 시즌 kt의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는 -2.905로 리그 최저다. 0이 평균이며, kt 바로 위인 9위 롯데가 -1.509다. WAA 1위 팀인 LG는 3.090. kt의 수비 집중력이 리그 평균에 비해 얼마나 떨어지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거기에 최근 수비 집중력 저하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kt는 11일 창원 NC전서도 수비로 경기를 내줬다. 1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심우준이 병살타성 타구를 더듬으며 주자 한 명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그 사이 3루주자의 득점. 이어진 2사 1·3루, 1루주자 견제로 만든 런다운 상황에서도 수비진이 느슨한 틈을 타 3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2회에도 좌익수 하준호와 유격수 심우준 사이로 향하는 뜬공을 콜플레이 미숙으로 아무도 잡지 못했다. 세 플레이 모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실책이었다. 이처럼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더하면 kt의 수비는 예년과 달라지지 않았다.
kt는 7연패 늪에서 벗어난 지난 14일 포항 삼성전을 상대 실책으로 챙겼다. 1-5로 뒤진 5회 대거 5점을 뽑았는데, 상대 2루수 조동찬의 실책이 빌미였다. 이처럼 실책은 대량 실점을 유발한다.
아쉬운 수비로 루징 시리즈를 당한 kt. 조금 더 집중이 필요한 순간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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