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에이핑크 협박범과 통화의 전말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6.17 09: 16

 에이핑크 살해 협박범이라고 주장하는 A씨와 인터뷰는 살해 협박과 마찬가지로 우발적으로 이뤄졌다. A씨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회사로 전화했다. 오전에는 오후에 다시 전화하겠다는 짧게 끊었고, 오후에는 약속된 시간이 아닌 오후 4시 30분께 갑작스럽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본지를 상대로 인터뷰 할 것을 결정한 것은 단독 보도를 냈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A씨는 높고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억울하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에이핑크 소속사로부터 고소된 악플러가 아니고 자신이 악플을 남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A씨의 말을 받아적기도 버거웠고, 갑작스러운 통화였기에 녹취해야겠다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또한 진짜 의도는 아닐지언정 걸그룹 멤버들에게 살해 위협을 가한 인물과 통화를 하면서 차분하게 대처하기 어려웠다. 
A씨는 에이핑크가 촬영한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과 소속사의 미진한 대처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범죄를 저질렀다는 죄책감이나 반성 보다는 자신의 메시지가 에이핑크의 소속사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A씨는 자신의 의견이 꼭 기사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여러 번 주장하면서 내일 오전쯤에 기사가 나갔으면 좋겠다고까지 요구했다.

A씨의 자신이 살해 협박범이라눈 주장을 믿은 데에는 A씨가 기사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의 자세한 내용을 기술했고, 사건의 사실관계를 일부러 틀리게 이야기했을 때, 그것을 바로 정정하눈 상황 중거가 더해졌다. 또한 그는 자신이 에이핑크 팬이라고 밝히면서 에이핑크에 대해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쑥스럽다고까지 표현했다. 격한 감정에 사로잡혔던 탓인지 아무리 말뿐일지라도  끝까지 그는 살해협박이라는 죄의 무거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A씨가 협박한 내용을 실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였지만 이에 대해 그는 살해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다행스런 대목이다. 팬심에 역행하는 소속상의 잘못된 대응에서 비롯된 분노로 인해서 협박했다고 밝혔다. 에이핑크의 살해 협박범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살해의도가 없다는 뜻을 전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검토 끝에 기사를 내보냈다.
A씨는 기사가 나간 후에 다시 전화를 걸어 에이핑크 소속사가 자신을 끝까지 잡을 뜻이 있냐고 짧게 물은 뒤에 전화를 끊었다. 이후에 OSEN은 강남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서 걸려 온 전화에 성실히 응답했으며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했다. 앞으로도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누군가의 목숨이 걸려 있는 일을 가지고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물며 그 대상이 에이핑크라면 더더욱 말이 안 되는 일이다. A씨가 오전에 전화했을 때는 처음 단독 보도를 한 기자를 찾았다. 오후에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는 뜻을 밝히고 소정의 목적을 이뤘다. 에이핑크에 대한 삐뚤어진 욕망의 소유자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pps2014@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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