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타자의 반란이었다. KIA 타이거즈 김선빈(28)이 타율 1위에 등극하는 경사를 누렸다.
김선빈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2루타 3방 포함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7-5 승리에 이바지했다.
김선빈은 올 시즌 불붙은 타격감으로 타격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할6푼3리(223타수 81안타)를 기록하던 롯데 이대호에 1리 뒤진 타율 3할6푼2리(210타수 76안타)로 타율 2위에 올라 있던 상태였다.
전날(13일) 경기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안타를 적립하면서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해냈다. 이날 역시 김선빈은 적재적소에서 2루타를 폭발시키면서 팀의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김선빈은 0-0으로 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2루타를 터뜨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이명기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출했고 김주찬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제 득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의 결승 득점이었다.
5회에도 선두타자로 등장해 2루타를 때렸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한 김선빈. 그러나 6회초 달아날 수 있는 기회가 김선빈 앞에 마련됐고, 김선빈은 여지없이 타격감을 과시했다. 6회초 1사 1,2루 기회에서 김선빈은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터뜨리며 3-0으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다. 롯데 외야진의 전진 수비를 깨뜨리는 호쾌한 2루타였다. 결국 김선빈의 적시타로 KIA는 김주찬과 최형우가 각각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5점을 추가했고 7-0으로 달아났다. 김선빈이 계기를 마련한 것.
아울러 이날 김선빈은 4타수 3안타를 때려내면서 타율을 3할6푼9리까지 끌어올렸다. 타율 1위였던 이대호는 이날 5타수 2안타로 기록하면서 3할6푼4리가 됐다. 이대호도 멀티 히트를 기록했지만 김선빈이 타율 1위로 등극하는 날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올 시즌 김선빈은 9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타석(100타석)에 들어서며 ‘강한 9번 타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절정의 타격감을 발휘하면서 2번 타순(70타석)과 7번 타순(42타석)에으로 들어서는 날이 많아졌지만, KIA 타순의 구성과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 포지션 특성 상 김선빈에게 9번 타자는 팀 내에서도 적절한 포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김선빈은 9번 타자로 나선 날, 타격감을 다시 폭발시키며 ‘9번 타자의 반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