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사퇴] 이용수-축구협회 믿음, 슈틸리케 스스로 버렸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6.15 15: 26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5차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기술위원 12명 중 10명이 참석한 기술위원회는 1시간 가량의 격론 끝에 오후 3시가 지나 언론 브리핑을 가졌다.
2014년 9월 홍명보 전 감독의 후임으로 한국축구대표팀의 감독으로 부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10월 파라과이와의 홈 평가전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이후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27년만에 결승에 올려놓으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한때 슈틸리케 감독은 '갓틸리케(god+틸리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레알 마드리드서 선수로 레전드 평가를 받았고 독일에서 지도자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에게 많은 짐이 지어지면서 스스로 부담이 커졌다. 또 중동에서 실패했던 경험은 잊혀졌고 그저 모든 행보에 대한 칭찬이 나왔다.
지난 4월 이미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 위기를 맞았다. 3인칭 화법으로 문제가 발생했던 상황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생긴 일이었다.
당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평가는 최근 한 경기만 가지고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 부임 후 전체적으로 아시안컵과 3차 예선 및 최종 예선까지 슈틸리케 감독이 해왔던 부분을 평가했을 때 다시 한번 신뢰를 주면 좋겠다는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대단한 수준의 엄호였다. 사실상 대안이 없다 보니 슈틸리케 감독이 유임됐다. 당시 더 큰 이유는 한 가지였다. 정통성을 가지고 월드컵 예선 초기부터 시작한 감독이 마지막까지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감독 스스로 축구협회의 믿음을 차버렸다. 많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용수 위원장과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은 국가대표를 책임질 만한 그릇이 되지 못했다. 결국 스스로 믿음을 차버린 슈틸리케 감독은 쓸쓸한 결과를 맞고 말았다. / 10bird@osen.co.kr
[사진] 파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