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국뽕' 아닌 인류애"…류승완 감독이 말하는 '군함도'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15 15: 30

"짚고 넘어갈 건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군함도'는 본질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류승완 감독이 일제강점기, 군함도의 모습을 닮아 군함도라 불렸던 하시마섬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은 '군함도'로 관객들을 만난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군함도' 제작보고회에서는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군함도'가 베일을 벗었다. 군함도의 항공사진 한 장을 보고 '군함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됐다는 류승완 감독은 "'이게 사람사는 데야, 뭐야' 이런 생각이 드는 기괴한 이미지에 압도가 됐다. 그 곳에 조선인들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며 "영화 '군함도'는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된 이야기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군함도'를 소개했다.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했지만 어디까지나 창작된 이야라는 '군함도'는 우리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군함도에 가게 된 사람들은 '무한도전'에서 이미 다뤄진 것처럼 본인의 의지가 아닌 강제로 징용됐거나,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조선에서 군함도로 항하게 된 인물들이다. 일제의 폭압 속에 죽은 것만도 못한 삶을 살며, 유일한 소원은 조선으로 돌아가 고향 쌀로 지은 제대로 된 밥 한끼를 먹는 것이었던 인물들의 처절한 외침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우리의 오늘과 연결돼 있다. 
그러나 이를 "극단적 민족주의에 의존하거나, 특수한 소위 감성팔이, '국뽕'에 의존한 영화"로만은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이 류승완 감독의 설명이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일본 아사히신문의 기자는 "몇 퍼센트의 사실에 기반한 작품이냐"며 "영화 개봉 후 한일 관계에 우려가 있을 것 같다"고 류승완 감독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류승완 감독은 "나에게는 존경하는 일본 영화 감독들, 좋아하는 일본 영화도 많이 있고, 좋아하는 일본인 친구도 있다. 한일 관계가 진심으로 가까운 이웃과의 관계가 잘 풀려가기를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짚고 넘어갈 건 짚고 넘어가고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건 넘어가야한다. 도리가 맞고, 이치에 맞아야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고 일침했다.
"우리가 갑을 관계도 아니고.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 지금의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는 류승완 감독은 "오히려 영화를 보자면, 사람이 사람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태도와 마음을 볼 수 있다. 그게 같은 한국인이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영화 속 감정선이 한국인들 사이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류 감독은 "'군함도'는 질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 전쟁에 대한 이야기"라며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괴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과연 역사적 비극을 바탕으로 하는 민족주의적 정서를 넘어 '인류애'라는 보편적 정서까지 확장시킨 '군함도'가 국내 관객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에 가게 된 사람들이 힘을 모아 군함도를 빠져나갈 계획을 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출연한다. 오는 7월 개봉./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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