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군함도’ 황정민·송중기·소지섭·이정현이어야 하는 이유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6.15 15: 10

영화 ‘군함도’는 여느 촬영장보다 더욱 배우들에게 힘들었던 현장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은 군함도라는 엄청난 소재에서 오는 압박감부터 실제 군함도를 3분의 2 크기로 재현한 세트에서 그 시절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겪었던 극한의 상황을 그대로 연기해내야 했기에 육체적으로도 큰 부담이 됐을 터.
이에 류승완 감독은 제작보고회 내내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며 조·단역, 보조출연자들의 고충과 헌신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특히 류 감독은 주연 배우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이정현, 김수안 등 5명의 배우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히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가장 먼저 딸과 함꼐 군함도로 오게 된 악단장 이강옥 역을 맡은 황정민에 대해 “군함도에 어떤 인물이 들어갔을 때 가장 드라마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화려한 무대에서 화려한 생활을 하던 사람이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저 지옥같은 곳으로 갔을 때 느낌이 문득 떠올랐다. 황정민 배우가 영화배우이기도 하지만 뮤지컬도 하시고 악기도 잘 다룬다. 아주 자연스럽게 황정민 선배가 악단장으로 나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의 소지섭에 대해서는 “소지섭의 팬이었다. 저 배우의 육중한 느낌을 항상 함께하고 싶었다. 경성에서 당시에 잘나가던 세상 무서울 것 없던 건달이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굽혀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를 생각했다. 소지섭 배우는 대중들에게나 저에게나 남성성도 있고 믿음을 주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소지섭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고 할 때 예상치 못한 재미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지섭 배우가 말투도 걸음도 느린데 제가 빨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잘 따라와줘서 고맙고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군함도 안에서 갖은 고초를 겪은 말년을 연기한 이정현은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현장이 힘들고 무거웠는데 이정현 배우가 항상 배우들 스태프들 컨디션도 물어봐주고 분위기를 업시켜줬다. 현장의 꽃이었다. 영화 보시면 갈비뼈, 가슴뼈가 앙상한 게 다 보인다. 본인도 힘들텐데도 그런 내색 안하고 이 영화를 믿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회식을 한 번했는데 이정현 배우가 회식자리에서 본인의 부채를 들고 와를 불렀다. 이후로 10회 15회는 정말 즐거운 현장이었다. 헌신적인 노력이 대단했다.”
임무를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 OSS 소속 광복군 박무영 역의 송중기에 대해서는 “당시 ‘태양의 후예’ 전이었는데 과연 이 배우가 군대 제대하고 첫 영화를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영화도 아닌데 이 영화를 선택할까 우리도 반신반의 했다. 그런데 대본을 읽고 흔쾌히 해줬다. 우리 모두에게 운이 좋았다. 배우가 보기와는 너무 다르더라. 보기에는 깍쟁이 같고 차갑고 그럴 줄 알았는데 뭐랄까 좀 촌스러웠다. 우직하다 못해 말 하나하나가 꾸밀 법도 한데 꾸밈이 없이 이야기 해주는 것이 너무 고맙더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류승완 감독은 주연배우들을 비롯한 보조출연자들 모두에게까지 고마움을 전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실제로 어느 순간에는 배우들이 자신 스스로가 군함도 안에 징용노동자가 돼서 별다른 디렉션이 없어도 너무 잘해줬다. 제가 다른 건 모르겠는데 그거하나는 자부한다. 우리 영화 보시면 백그라운드 저 끝에 계시는 얼굴도 잘 안 보이는 인물 하나하나가 다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다. 심지어 보조출연자들까지 작은 역을 맡은 배우들마저도 완전히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는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감독, 배우, 소재 삼박자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영화 '군함도'가 관객들의 고조된 기대에 부응해 올 여름 극장가할 흥행 대작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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