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GD의 USB가 가요계에 던진 화두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6.15 12: 05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결국에는 ‘음악’이라는 이야기였다. 지드래곤의 일침은 앨범 형태를 한정짓는 기존의 제도를 향했다. 나아가 틀과 기준에 맞춰가면서 차트에 이름을 올려야만 하는 가수들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넋두리였다.
누군가의 결정에 따라 창작물이 ‘앨범이다/아니다’로 나뉘고, 이 기준으로 정해진 차트에 올라오는 자신의 순위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과 회의감을 표현할 것일 테다.

지드래곤은 오는 19일 자신의 새 솔로 앨범 ‘권지용’을 CD가 아닌, USB로 발매한다. USB 앨범을 실행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도했다. 특정 페이지 안에서 케이스의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신곡 음원, 뮤직비디오, 독점 이미지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의 방식을 깨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다.
이후 USB 발매가 음반이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이하 음콘협) 측이 음반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한 것. USB를 실행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사실상 기존의 CD 발매는 현재의 음악 소비 패턴에서는 무의미하다. 휴대가 불편한 것은 물론, CD플레이어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팬들은 ‘소장용’으로 CD를 구매하고 정작 음악은 음원사이트에서 듣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가수들도 CD가 아닌 재킷과 안에 첨부되는 이미지에 더욱 신경을 쓰고, 팬미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등 여러 가지 이벤트로 콘텐츠를 채우고 있는 바다.
이후 지드래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일침 했다. 그가 남긴 글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어떠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아티스트의 작업물이 겨우 '음반이다/아니다' 로 나뉘어지면 끝인 걸까. 물론 장단점이 있겠지만 테이프에서 씨디로 다운로드 파일로. 지금도 겉모습의 형태는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데 정작 제일 중요한 시간과 세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람들의 귀와 입에 머무를, 또 머릿속에 오랜 시간 추억될 좋은 노래 멜로디와 위로받고 같이 울고 웃던 그 가사가 다 아닐까?“
그의 이번 앨범이 음반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앨범 판매량에 집계되지 않아 음악 방송프로그램 등 순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의 글에는 사용하지도 않는 형태(CD)에 맞춰 앨범을 내고, 판매량을 집계하고 순위를 매기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회의감도 담겨 있다.
지드래곤의 USB가 음반으로 인정될지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가온 측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의 앨범인 만큼 문화부에 보고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 말 쯤에 확실한 결과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USB 앨범 발매가 음반으로 인정된다면, 음반 산업 자체에 큰 변화의 물결이 일 수도 있을 전망이다.
/joonamana@osen.co.kr
[사진] YG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