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지드래곤이 당긴 음반 '4차혁명', 그리고 더 중요한 것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6.15 11: 30

 테이프에서 CD로, CD에서 다운로드로, 가수 지드래곤이 음반 '4차혁명'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파격의 첫 주자라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USB 발매가 음반이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
지드래곤은 오는 19일 솔로앨범 '권지용'을 USB로 발매한다. CD는 따로 제작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트렌드의 선두주자 그다운 파격행보다.
오롯이 신곡을 CD로 내지 않고 USB에만 담아 오프라인 유통을 하는 것은 지드래곤이 처음이다. 이는 이 빠져버린 CD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CD플레이어도 잘 사용하지 않는데다 휴대조차 불편한 CD는 사실상 소장하는 가치로만 의미를 갖고 있다.

지드래곤은 자신의 작업물인 '권지용'이 장식용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는 USB 앨범을 실행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도했다. 특정 페이지 안에서 케이스의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신곡 음원, 뮤직비디오, 독점 이미지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USB에 MP3 등 음원을 직접 담지 않은 건 재미를 안기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리얼넘버 입력이라는 '관문'을 거친 뒤 음원을 받으며, CD가 갖는 소장가치를 꾀하는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드래곤의 USB 앨범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이하 음콘협) 측이 음반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한 것. USB를 실행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지드래곤이 팬들에게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려던 것을 문제로 삼은 것이다. 지드래곤의 USB 앨범이 음반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앨범 판매량에 집계되지 않아 음악 방송프로그램 등 순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가운데 지드래곤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What's The Problem?"이라고 먼저 쓴 뒤 "누군지도 모르는 어떠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아티스트의 작업물이 겨우 '음반이다/아니다' 로 나뉘어지면 끝인걸까"라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물론 장단점이 있겠지만 테이프에서 씨디로 다운로드 파일로. 지금도 겉 모습의 형태는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데 정작 제일 중요한 시간과 세월 속에서도 변치않는 사람들의 귀와 입에 머무를, 또 머릿속에 오랜시간 추억될 좋은 노래 멜로디와 위로받고 같이 울고 웃던 그 가사가 다 아닐까?"라고 말했다.
지드래곤은 뜨거운 감자가 되버린 USB발매보다 중요한 것은 '노래'와 '가사'의 힘을 강조했다. 발매형태에 대한 논란에 음악의 본질이 퇴색될까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팬들이 그의 앨범을 사는 것은 단지 USB라는 형식이 특별해서만은 아니다. 지드래곤의 음악을 더욱 다채롭게 듣고 싶어서다. 그러나 무작정 음반이 아니라며 선을 긋는 것은 섣부른 경계가 아닐까. /misskim321@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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