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식에 기금마련..'혼술남녀' PD 사망사건 '8개월만에 해결'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6.15 07: 44

유족들은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한 사람의 생명이 덧없이 무의미한 게 아닌 더 나은 시스템에 보탬이 됐다. 
CJ E&M 소속 이한빛 PD의 사망사건이 재조명 된 지 2달여 만이다. 지난해 1월 CJ E&M PD로 입사해 같은 해 4월 '혼술남녀' 팀에 배치된 이한빛 PD는 6개월 만인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 측은 지난 4월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했고 OSEN에 "CJ E&M은 유족들과 함께 하는 합동조사를 거부했고, 가족에는 형의 죽음이 개인의 책임이라고 말했다"며 CJ E&M 측의 공식 사과와 진상 규명을 통한 명예회복, 재발 방지 수립 대책을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다시 만났고 2달여 만에 합의에 이르렀다. CJ E&M 측이 이한빛 PD의 사망사건에 대해 유가족과 대책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한 것. 
대책위원회 측은 15일 "전날 미디어카페 후에서 유가족과 대책위원회, CJ E&M 대표이사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사항을 논의하고 약속하는 공식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알렸다. 
이 자리에서 CJ E&M은 '고 이한빛 PD 유가족과 대책위에 드리는 사과의 글'과 '고 이한빛 PD 명예회복 및 방송 제작환경, 문화개선 약속'을 유가족과 대책위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CJ E&M 김성수 대표이사는 유족에게 "고인의 사망 이후 미숙한 대응으로 아픔을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회사의 책임자로서 왜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생겼는지 무거운 마음으로 성찰과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생을 마감한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대책위와 깊은 관심으로 저희를 지켜봐주신 많은 분들의 말씀과 질책에 귀 기울여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시스템 개선에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CJ E&M은 책임자 징계조치, 회사 차원의 추모식, 이한빛PD 사내 추모편집실 조성, 고인의 뜻을 기릴 수 있는 기금 조성에 관련된 재정적 후원 등을 약속한 걸로 알려졌다. 
또한 방송 제작환경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제작인력의 적정 근로시간 및 휴식시간 등 포괄적 원칙 수립, 합리적 표준 근로계약서 마련 및 권고 등 9가지 개선 과제를 실천하겠다고 했다. 
 
유족 측은 "CJ E&M에서 공식적으로 사과와 개선을 약속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한빛에게 조금이나마 빚을 갚은 것 같다. 한빛의 죽음의 의미를 진심으로 바라보고, 약속한 과제들을 진정성 있게 이행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CJ E&M과 대책위는 "추후에 개선 사항의 이행 여부를 회사와 유가족, 대책위가 함께 확인하는 시간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이 과정이 이한빛 PD의 뜻을 기리고, 드라마․방송업계의 제작환경이 개선되는 계기로 기억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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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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