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율(.474)은 준수하지만 출루율(.323) 저조
KBO리그 시절 선구안 회복하면 콜업 가능성↑
'삼진을 줄이고 볼넷을 늘려라'. 타자에게는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새크라멘토(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황재균(30)에게는 더욱 절실한 과제다. 최근 '빅 리그' 콜업설이 솔솔 나오고 있는 황재균으로서는 '볼넷/삼진 비율' 회복이 필수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연론인 '머큐리뉴스'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콜업해 테스트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점쳤다. 7월 1일까지 콜업이 안될 경우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취득) 권리를 가진 황재균은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기대와 달리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6승4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공동 선두 다저스와 콜로라도는 샌프란시스코에 14.5경기 차로 멀찌감치 달아나 있다. 시즌 중후반 기적의 대약진이 없는 이상 컨텐더 팀의 역할을 해내기는 쉽지 않다. 결국 마이너리거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3루수는 에두아르도 누네스. 누네스는 올 시즌 61경기서 타율 2할9푼9리, OPS(출루율+장타율) 0.739, 4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팀의 상징' 버스터 포지와 1루수 브랜든 벨트 다음으로 OPS가 높다.
1루와 3루, 코너 내야수들이 그나마 공격을 지탱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황재균으로서는 1루와 3루를 병행하며 백업으로서 가치를 높이는 게 유리하다. 실제로 황재균은 팀이 6월 들어 치른 12경기 중 10경기서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시즌 초반 꾸준히 3루수로 나서며 258⅓이닝을 소화했으나 1루수 출장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1루수로는 154⅓이닝을 소화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백업 역할을 하는 선수들은 모두 마뜩찮다는 점도 황재균에게는 호재다. '최대 유망주' 크리스티안 아로요는 34경기서 타율 1할9푼2리, 3홈런, 14타점에 그친 뒤 트리플A로 내려갔다. 코너 길라스피 역시 26경기서 타율 1할3푼3리에 그친 뒤 현재 1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그러나 황재균에게도 과제가 있다. 바로 볼넷/삼진 비율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볼넷/삼진 비율은 선수를 콜업할 때는 물론, 미국에서 KBO리그 등으로 옮기는 등 리그 환경이 달라질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다. 투수 수준에 따라 홈런, 타율 등 각종 타격 지표는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지닌 선구안만큼은 큰 폭으로 변하지 않을 거라는 이유 때문이다.
올 시즌 황재균은 51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 12개를 골라내는 데 그쳤다. 볼넷/삼진 비율은 0.24.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 삼진이야 거포의 세금과 같다고 칠 수 있지만, 황재균은 올 시즌 6홈런에 그치고 있다. 확실한 장타 툴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면 많은 삼진은 큰 감점 요소다. 황재균의 OPS 역시 낮은 출루율(.323) 탓에 0.797로 높지 않다.
황재균은 KBO리그 시절에는 준수한 선구안을 자랑했다. 통산 볼넷/삼진 비율은 0.50(385/773). '벌크업' 첫 시즌이었던 2015년에는 48볼넷/122삼진(0.39)으로 고전했지만 미국행 직전 시즌인 지난해에는 49볼넷/66(0.74)삼진으로 평년 수준을 되찾았다. KBO리그 시절의 선구안을 보여줄 수 있다면 콜업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최근 2경기에서 삼진을 하나도 당하지 않은 대신 볼넷 2개를 골라낸 건 다행스러운 요소다. 조금씩 반등하며 가치를 보여준다면 7월 1일이 임박할수록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