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7회 역전극’ SK, 윤규진에 약 주고 병 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14 21: 49

오키나와 캠프 당시까지만 해도 한화 토종 선발투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페이스를 뽐냈던 윤규진(33)은 올 시즌 고전했다. 14일 경기 전까지 시즌 19경기(선발 5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63에 머물렀다.
선발로 나선 5경기에서도 3패 평균자책점 5.84로 아직 선발승이 없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없었다. 선발투수로서의 안정감은 다소 떨어졌다. 그런 윤규진이 14일 인천 SK전에서 올 시즌 첫 선발승을 거두는 가 했다. 올 시즌 최고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6회까지 윤규진에 호되게 당한 SK는 7회부터 다른 타자들이 되어 있었다. 윤규진은 마지막 고비를 못 넘겼다.
윤규진은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적어도 6회까지는 호투를 거듭했다. 6회까지 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이는 자신의 종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8개)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최고 145㎞에 이른 빠른 공이 코스를 구석구석 잘 찔렀고, 힘까지 있었다. 여기에 주무기로 활용한 포크볼이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기가 막히게 떨어지며 SK 타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1회 최정에게 솔로포 한 방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6회까지는 아주 무난한 흐름이 이어졌고, 1-1로 맞선 7회 송광민이 솔로포를 터뜨리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승이 다가오는 듯 했다.
그러나 7회가 문제였다. 선두 정의윤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으나 코스가 좋았고, 마지막 순간 포구도 아쉬웠다. 이어 박정권 타석 때는 작전에 당했다.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가 나왔고, 이는 번트에 대비하던 3루수의 키를 넘기며 좌전안타로 이어졌다.
이어 나주환도 번트모션을 취했다. 번트를 대주지 않으려는 생각이 강했는 듯, 윤규진의 제구가 흔들리며 결국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다. 전날 역전승에도 필승조 불펜 소모가 적지 않아 윤규진을 7회에도 밀어붙인 한화였지만 결국 투수를 송창식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6회까지 윤규진에게 9개의 삼진을 당했던 SK는 7회 윤규진을 강판시킨 뒤 3점을 냈다. 대타 김동엽의 느린 2루 땅볼 때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트레이 힐만 감독의 대타 카드가 다시 적중했다. 김성현이 송창식을 상대로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로 남은 두 명의 주자까지 모두 불러들여 4-2로 달아났다. 굳이 따지자면 약을 주고 병을 준 경기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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