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작은 거인’ 정근우, 이종범 이은 역대 2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14 21: 49

국가대표 2루수 출신인 정근우(35·한화)의 이름 앞에는 항상 ‘작은 거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체구는 작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근성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작은 체구에서도 펀치력이 뛰어나 종종 담장을 넘기기도 한다.
그런 정근우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프로 통산 100번째 홈런을 날렸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정근우는 SK 선발 문승원의 3구째 빠른 공(144㎞)을 받아쳐 구장을 정확히 절반으로 쪼개는 비거리 125m짜리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정근우는 172㎝의 작은 체구다. 그러나 얕보면 큰 코 다친다. 데뷔 초기까지만 해도 장타력이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언제든지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펀치력이 있다. 데뷔 12년차인 2015년 12개의 홈런을 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정근우는 지난해 18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20홈런-20도루에 도전하기도 했다. 실제 정근우만한 체구를 가진 선수가 통산 100홈런을 기록한 전례가 잘 없다.

그런 정근우는 ‘1회의 사나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정근우의 이날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은 개인 통산 9번째였다. 정근우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서도 통산 8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1회초·1회말을 합쳐 통산 17개의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 중인 것이다. 이는 KBO 리그 역대를 따져도 높은 순위에 위치하는 수치다.
통산 최다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의 주인공은 전설적인 선수인 이종범으로 20개다. 1회말 선두타자 홈런도 이종범이 통산 24개를 기록해 역시 1위다. 1회 선두타자로 영역을 확장하면 총 44개의 리드오프 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선수가 정근우다.
정근우는 이날 홈런으로 유지현(전 LG)을 제치고 1회초 선두타자 홈런 부문에서 역대 2위로 올라섰다. 1회말 선두타자 홈런으로는 이종범, 이영우(10개), 박재홍, 박한이, 송지만, 이순철(이상 9개)의 뒤다. 1회 리드오프 홈런 17개는 이영우와 동률을 이루는 역대 공동 2위다.
하나만 더 치면 단독 2위다. 이영우는 은퇴 선수고, 현역 선수 중에는 이런 정근우의 기록에 근접하는 선수가 없어 당분간은 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은 거인’의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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