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극장 보이콧 악재 딛고 '봉테일'표 모험극 관심 받을까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14 12: 10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국내 3대 멀티플렉스에서 상영이 불가한 가운데 국내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이달 29일 첫 공개를 앞둔 ‘옥자’의 기자회견이 진행돼 영화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이날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부터 안서현, 변희봉, 틸다 스윈튼, 스티븐 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등 주연 배우들이 참석했다.
‘옥자’는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틸다 스윈튼 분)가 갑자기 나타나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가고, 할아버지(변희봉 분)의 만류에도 미자(안서현 분)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봉 감독은 이날 “그제 언론시사회 후 영화를 본 반응이나 리뷰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 후 그제 귀국했다. 이날 봉 감독은 제작사 넷플릭스와 국내 3대 멀티플렉스와의 갈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제가 논란을 일으켜서(웃음). 저희 영화가 외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면 타고난 복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봉 감독은 “칸에서도 미리 규정을 정해놓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않고 불렀다(웃음). 미리 정해놓고 불렀어야지 민망했다”며 “또 깐 국제 영화제인데 왜 프랑스 국내법을 적용하려고 한건지도 궁금했다. 그것도 우리 영화가 한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다행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멀티플렉스 측이 주장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부연했다.
미자 역을 맡은 안서현은 “제가 세계적인 배우들과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며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 것에 있어서도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고,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미란도를 연기한 틸다 스윈튼은 이번이 두 번째 방한이다. 지난 2013년 봉 감독의 ‘설국열차’의 홍보 차 한국을 찾았었다. 이에 틸다 스윈튼은 “저는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한국영화 ‘옥자’를 한국의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메시지를 준다기보다 (인물들의)성장에 대한 이야기 인 것 같다. 이 영화가 주는 주제는 이런 세상에 살아가면서도 내가 가진 가치, 진정한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옥자’는 봉준호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미자의 할아버지 역을 맡은 변희봉은 ‘옥자’를 통해 처음으로 칸의 초청을 받았다. “이번에 칸에 가서 봉준호 감독의 위상을 확인하고 왔다. 저는 그런 기립박수를 본 적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5분 동안 박수를 치더라. 제가 시계를 보고 정확하게 쟀다. 제가 시계를 보는 동안에도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고 계속 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변희봉은 '옥자'를 통해 봉 감독의 외모, 정다운 미소 등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고 했다. "배우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훌륭한 감독"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옥자’의 상영 불가를 외친 멀티플렉스들은 최소 극장 개봉 1주일 후 다른 플랫폼에서 영화를 상영하도록 하는 홀드백 원칙에 따라 ‘옥자’가 유통질서를 해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체부가 2014년 만든 표준상영계약에 따르면 극장 개봉 영화는 최소 7일간 극장 상영 후 IPTV나 지상파 등에서 상영할 수 있다. 영화산업 보호 및 콘텐트 유통질서 확보 차원이다.
때문에 넷플릭스가 방침을 바꿔 극장에 ‘옥자’를 먼저 제공하지 않는 한 협상의 여지는 없다. CGV 측 한 관계자는 이날 OSEN에 “동시 상영을 할 수 없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측이 입장을 변경하지 않는 한 ‘괴물’, ‘설국열차’, ‘살인의 추억’ 등으로 흥행기록을 세워온 봉 감독이 이번에는 극장 흥행에서는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옥자’는 넷플릭스 및 전국의 일부 극장(서울 대한극장, 서울극장, 인천 애관극장, 청주 SFX 시네마, 대구 만경관, 전주 시네마타운,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약 1만 석의 좌석이 오픈됐고 이달 29일 첫 공개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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