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 유지는 어떤 의미일까.
한화는 지난 13일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 끝까지 간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23일 김성근 전 감독 퇴진 이후로 3주간 기한 없는 대행 체제였지만, 이젠 남은 시즌 자리를 보장했다. 구단 안팎에서 부는 외풍(外風)을 잠재우며 시즌 후 감독 선임에 있어 인재풀을 넓혀 신중을 기할 수 있게 됐다.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난 뒤 여러 인물들이 한화 차기 감독으로 거론됐다. 명성 높은 거물급 인사부터 한화 출신 지도자들이 계속 하마평에 올랐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자천타천 여러 사람들이 감독 후보로 나왔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인물들까지 거론돼 여러모로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감독 후보로 거론된 몇몇 인물도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감독 후보로 꼽혔던 한 인사는 "한화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게 전혀 없다.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건 좋지만 (실질적인) 제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후보 당사자도 모르는 갖가지 소문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팀이 어수선했다.
시즌 중 정식 감독 선임이 쉽지 않았고, 한화는 장고 끝에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한 이상군 대행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한화로선 최선의 결정이었지만 이번 결정은 또 다른 '추측'을 낳고 있다. 시즌 중 영입이 힘든 타팀의 현직 지도자를 데려오기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화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그런 부분은 없다. 차기 감독 선임에 있어서 꼭 한화 출신으로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감독이 나올 수 있지만, 전혀 뜻밖의 인물도 후보가 선정 될 수 있다. 좋은 지도자가 우선"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어 한화 관계자는 "특정 인물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은 내린 게 아니다. 시즌 후 넓은 인재풀에서 감독을 데려오자는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어떠한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넓은 풀에서 후보를 좁혀 나갈 것이다. 깊이 있는 고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새 감독 선임 작업은 원점에서 시작한다. 도의상 타구단 지도자들과 시즌 중 접촉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화는 감독 인사권에 있어 모그룹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야구계 관계자는 "한화 구단이 염두에 두고 있는 감독 후보들이 있겠지만, 그룹 특성상 감독 선임건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어떤 변수들이 일어날지 몰라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는 후보도 아주 난감할 것이다. 한화도 현재로선 이상군 대행이 팀을 잘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도 남은 기간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잡음을 차단하고 외풍을 막기 위해 이상군 대행에게 힘을 실어준다. 이상군 대행도 당연히 차기 감독 후보다. 한화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상군 대행이 잘해주고 있다는 판단 아래 남은 기간을 맡긴 것이다"며 향후 이상군 대행의 지도력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