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보루’ 무너진 롯데 선발진, 누가 지탱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6.14 05: 49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졌다. 롯데 선발진을 지탱했던 박세웅(22)마저 고비를 넘지 못했다.
박세웅은 지난 13일 사직 KIA전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5볼넷 1사구 5탈삼진 6실점(5자책점)을 기록하면서 무너졌다. 박세웅은 패전을 기록하지 않았지만 가장 믿었던 선발 투수의 난조에 결국 7-10으로 패하고 말았다.
박세웅은 에이스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다했다. 첫 2이닝 동안 무려 47개의 공을 던지며 5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투구 수를 최소화하면서 이닝을 최대한 소화했고, 7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왔다. 초반 난조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자신의 몫을 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더할나위 없던 투구였다. 하지만 이러한 ‘에이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의 난조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로서는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진 셈이었고, '필승카드'를 내세우고도 경기를 패한 뼈아픈 상황이었다. 

외국인 선수인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이 모두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이고, 구세주였던 베테랑 송승준 마저 햄스트링 통증으로 당분간 선발 등판이 요원하다. 김원중과 박진형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박세웅만이 롯데 선발진의 희망이었고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그 박세웅도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 13일 등판은 박세웅의 올 시즌 최다 실점 경기였다. 그동안 호투 행진을 이어갔기에 언젠가 한 번쯤은 아픔을 겪을 시기가 올 것이라고 봤지만 그 시기가 팀 선발진의 붕괴 시기와 맞물리면서 더욱 뼈아프게 됐다.
물론 박세웅은 최소한의 책무를 다했기에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영건 에이스에게 부담감을 짊어지게 만든 팀의 상황이 잘못된 것이다. 외국인 에이스마저 없는 현실에서 토종 에이스에게 그 부담을 오롯이 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최후의 보루’ 박세웅마저 무너진 롯데 선발진을 누가 지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일단 이번 주 롯데의 선발진은 토종 투수들로만 꾸려야 한다. 14일 KIA전에는 데뷔 첫 선발 기회를 갖는 김유영이 등판한다. 그리고 김원중이 15일에 나선다.
이후에는 17일 고척 넥센전에서 한 번 더 선발 기회를 가질 박시영 외에는 물음표가 됐다. 13일 경기에서 박세웅이 111개의 공을 던지면서 오는 18일 고척 넥센전 등판은 사실상 불가하다. 박세웅에게 승부수를 던졌지만 그 승부수가 결국 패착이 됐고, 선발진에 대한 고민은 이번 주 내내 코칭스태프가 감당해야 한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마땅히 불러올릴 자원이 전무한 상황. 위기 속에서도 더욱 수렁으로 빠지고 있는 롯데의 선발진 고민은 심화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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