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마저 이탈’ 롯데 내야진, 줄부상에 초비상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6.14 05: 40

말 그대로 풀리지 않는 집안의 전형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또 다시 내야진의 부상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롯데는 지난 13일 사직 KIA전 7-10으로 패했다. 에이스인 박세웅을 내세우고도 패한 아쉬움은 뒤로 해야 한다. 박세웅은 6⅓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강판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선두 KIA를 상대했던 등판이었기에 그 아쉬움은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주전 야수진의 부상은 롯데로서는 더욱 치명적이다. 이날 7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이명기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던 정훈은 타구에 오른손 중지 손가락을 정통으로 맞았다. 출혈까지 일어난 심각한 상황. 결국 정훈은 김동한과 교체되어 경기에서 빠졌고, 곧장 인근의 부산 의료원으로 이동해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손 중지 열상 판정을 받았다.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오른손 중지의 손톱이 들리면서 이 부위에 2바늘을 꿰맸다.

결국 당장의 경기 출전은 불가하다. 롯데 관계자와 조원우 감독은 “3주 정도 회복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훈의 전열 이탈을 알렸다. 정훈은 1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될 전망이다.
현재 롯데 내야진은 주전급 야수들의 줄부상으로 비상을 맞이했다. 문규현이 지난달 18일 사직 kt전에서 수비 도중 오른손 약지 손가락 골절 판정을 받고 전열을 이탈했다.
여기에 지난 3일에는 2루수 자리에서 견실한 수비를 선보이던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가 타격 도중 왼쪽 옆구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다. 6주가량의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번즈의 빈자리를 채우던 정훈마저 열흘 만에 부상을 당하면서 롯데 내야진은 주전급들이 모두 이탈한 황폐화된 현실을 맞이했다. ‘초비상’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현 상황이다.
결국 롯데는 약 한 달의 기간 동안 주전급 야수 3명이 줄줄이 이탈하는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었다. 정훈이 비록 번즈의 수비력을 채워줄 수는 없었지만 그에 준하는 공격력과 출루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기에 롯데에서 지니는 가치는 높았다. 그러나 이 정훈마저 이탈하면서 롯데 내야진은 당분간 퓨처스리그에 준하는 라인업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상황은 번즈와 문규현이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이지마 재활원에서 재활을 마치고 오는 15일 귀국한다는 것. 문규현은 회복이 되는 즉시 1군 투입이 될 전망이고, 번즈는 재활 기간을 좀 더 거친 뒤 1군에 복귀할 전망이다. 번즈는 전반기 내에 복귀가 힘들 수도 있다.
롯데 내야진의 뎁스는 그리 뛰어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1군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정도의 선수층은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주전급 야수들이 줄부상으로 빠지면서 롯데 내야진은 약화된 상태로 전반기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안 그래도 선발진의 부재로 골머리를 안는 롯데에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던져진 셈이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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