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김강률(29)이 팀의 믿을맨으로 거듭나면서 '시즌 완주'를 목표로 내걸었다.
김강률은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유희관에 이어서 7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4로 지고 있는 상황. 김강률은 첫 타자 이천웅을 삼진 처리했다. 이후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곧바로 양석환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8회에는 더욱 깔끔했다. 이날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정성훈을 땅볼 처리한 뒤 채은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서 오지환까지 공 2개로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8회를 마쳤다.
김강률이 마운드에서 버티고 있자 두산 타자들도 힘을 냈다. 8회말 2사 후 김재환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박세혁이 볼넷을 골라냈고, 최주환이 적시타로 한 점 차로 추격에 나섰다. 이어 오재일이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역전에 성공했고, 허경민이 투런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강률은 9회초 마운드를 이용찬에게 넘겨줬고, 이용찬은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팀 승리를 지켰다. 김강률은 시즌 2승 째를 챙겼다.
경기를 마친 뒤 김태형 감독은 "김강률이 중요한 순간 LG의 흐름을 잘 끊어줬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김강률은 다소 기복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닝을 막을 때는 흠잡을 때 없지 막지만, 흔들릴 때는 집중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6월 들어 김강률은 완벽하게 기대했던 모습을 되찾았다. 6월 6경기에서 김강률은 10⅓이닝을 소화해 2점을 내줘 평균자책점 1.74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기복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날 김강률과 호흡을 맞춘 박세혁에게 이전과 달라진 점을 묻자 "확실히 안정감을 찾으면서 공에 자신감이 생겼다. 직구에도 힘이 붙었고, 과감하게 승부를 펼친다"고 설명했다.
김강률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동의했다. 그는 "항상 볼넷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스트라이크 노볼에서 더 강하게 던지고 있다. 승부를 빠르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강률은 "안좋을 때 동영상을 보고 모니터를 하다보니 조금씩 좋아졌다. 아직 경기 중간 흔들리는 등 부족한 부분이 있다"라며 "밸런스 부분에서 전력을 던지려고 해도 완벽하게 힘이 실리지 않을 경우가 있었는데, 코치님과 상의하면서 잡아가려고 하다보니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 좋았을 때의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김강률은 지독한 부상과 싸웠다. 2년 전 5월에는 아킬레스 건 파열로 시즌을 마쳤고, 지난해에는 어깨와 가래톳 부상으로 전력에서 많은 시간을 빠져있었다. 올 시즌도 시범경기에서 당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로 시즌을 맞이했다. 그만큼 올 시즌 목표는 '완주'다.
김강률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일단 시즌을 끝까지 마치고 싶다.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라며 "많은 경기에 나가더라도 경기에서 힘든 것이 좋다. 하던대로 준비하면서 언제 나가는 내 역할을 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강률은 "정말 안아파서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