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SK와의 2경기에서 고전했던 이태양(27·한화)이 이번에도 SK의 장타력에 힘을 쓰지 못했다. 급격하게 떨어진 빠른 공의 힘이 결과적인 패착이었다.
이태양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7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3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했다. 3회에는 역대 28번째 3타자 연속 홈런(백투백투백)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는 등 승리 요건을 따내지 못했다.
올 시즌 SK와의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1.88로 다소 부진했던 이태양이었다. 4월 15일에는 3⅔이닝 8실점, 6월 4일에는 4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8⅓이닝 동안 장타 허용률이 높았는데 결국 이날도 장타에 울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 그런지 초반 공에는 힘이 있었다. 1회에는 2사 후 최정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한동민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2회에도 선두 로맥에게 연거푸 볼 4개를 던졌지만 김동엽을 1루 뜬공으로, 나주환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이재원의 큰 타구는 우익수 장민석이 호수비로 건져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0-0으로 맞선 3회부터는 빠른 공의 힘이 조금씩 떨어졌고 결국 실점했다. 2회까지의 호투 비결은 140㎞를 상회하는 빠른 공이 몸쪽과 높은 코스를 찌르고, 여기에 예리한 포크볼이 잘 떨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3회에는 빠른 공 구속이 130㎞대 후반에 머물렀고, 이 승부가 SK 타자들의 힘을 이녀내지 못했다.
1사 후 김강민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이태양은 정진기에게 2S를 먼저 잡고도 홈런을 맞았다. 2S에서 높은 쪽으로 빠른 공(138㎞)을 던졌는데 정진기가 이를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어 최정과의 승부도 불안했다. 몇 차례 큰 파울 홈런을 맞은 채 12구 승부를 벌였다. 결국 최정에게 던진 낮은 쪽 138㎞ 빠른 공이 통타당하며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이어 한동민과의 승부에서도 진땀을 흘린 이태양은 138㎞ 빠른 공이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갔고 이 코스에 자신감이 있는 한동민이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결국 이태양은 이날 3이닝 소화 후 이동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팀이 11-8로 역전승해 마음의 부담을 덜기는 했지만 올 시즌 피장타율이 한창 좋을 때보다 높아진 이태양의 현 주소를 말하는 등판인지도 몰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