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 2막①] “용두사미는 없다”...‘군주’의 약속은 ing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6.14 10: 59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가 이제 반환점을 돈 가운데 정치적인 요소와 멜로까지 촘촘하게 엮어가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 이선(유승호 분)의 의로운 사투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유승호는 ‘군주’에서 고통 받는 백성을 구하기 위해 편수회와 맞서는 세자 이선 역을, 엘(김명수)은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신분 때문에 오히려 이것이 짐이 되는 백정의 아들, 천민 이선 역을 맡았다. 

김소현은 타고난 인성이 긍정적이고 선하면서도, 여인답지 않은 배포를 지닌 한가은 역을 맡아 당찬 매력을 전하고 있으며, 윤소희는 조선을 좌지우지하는 편수회 대목(허준호 분)의 손녀이자 도도하고 당당한 김화군 역을 연기하고 있다. 
세자였지만 편수회를 향한 복수를 위해 보부상 두령이 된 세자 이선, 가짜 세자로 올랐지만 진짜 성군을 꿈꾸게 된 천민 이선,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당찬 소녀 한가은까지 비극적 운명으로 서로의 인생에 들어간 주인공들이 그저 멜로로만 엮이지 않아 더욱 흥미롭다. 
이 과정에서 허수아비 왕, 진짜 성군의 조건 등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지며 ‘군주’는 장르 종합적 드라마로 거듭나는 중이다. 강력한 권력으로 왕가를 조종하는 편수회의 수장 대목(허준호 분)과 그런 대목을 칠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민심이라는 것을 꿰뚫고 두령이 된 이선의 행보는 혼란스러웠던 시국이 반영되어 있음을 직감케 하는 부분이다. 
세자 이선, 천민 이선, 한가은, 김화군의 엇갈린 사랑과 ‘이선’들의 대립, 성군으로 성장하는 이선의 성장담, 양수청을 둘러싼 정치 싸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실타래처럼 엮인 ‘군주’. 자칫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많아 번잡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깔끔하게 정리해 퍼즐을 맞추는 쾌감을 선사하는 연출력과 극본의 힘은 깊은 인상을 줄 만 하다.
검은 권력과 싸우며 왕으로 성장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군주’는 혹시 초반에만 장대하고 갈수록 멜로에만 집중되는 용두사미 드라마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 섞인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발표회에서 노도철 PD는 “처음만 화려한 그런 드라마가 아닌, 갈수록 밀도가 진해지고,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반전의 반전, 아주 슬픈 멜로, 통쾌 결론까지 보장할 수 있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약속을 했던 바.
‘군주’는 지금까지 그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중이다. 노 PD가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것처럼 드라마는 단순 사극을 넘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멜로와 영웅서사, 비극적 로맨스 등이 융합된 차별성 있는 사극이 되어가고 있다. “용두사미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 노 PD의 말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중. 
과연 지금까지 지켜왔던 ‘군주’만의 기조를 끝까지 지키며 이들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트렌디 사극으로 거듭날 ‘군주’의 마지막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군주’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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